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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Feb 15. 2019

책처방사의 서점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정지혜, 유유, 2018, 180121)

저자는 출판사에서 근무했다. 책을 만들고 그 책이 잘 팔려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서점을 가보면 서점이 평화로워보였다. 이런 곳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아는 지인의 소개로 서점에 취직을 했다. 서점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들 게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서점 직원들을 피곤하게 하는 손님들은 책을 사지는 않고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린다. 제자리에 놓지 않고 아무데나 놓는다. 책을 골라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있다. 골라주면 마음에 든다고 좋아하는 손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안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애써서 골라주었는데, 아무 댓가도 없이 골라주었는데 수고를 몰라주면 속상하다.

작은 서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에 소문을 내고 다녔다. 여기저기 소문을 냈더니 와서 보라는 데는 있는데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낙심하고 있을 때 한군데가 마음에 들었다. 소자본으로 책도 많이 놓을 수가 없었다. 

점포를 하는 언니가 행사를 하니, 시범적으로 책을 팔아보라고 했다. 그때 책 처방 1회에 삼만 원으로 책 처방을 시작했다. 

저자가 책과 인연을 갖고 서점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팔아서 서점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서점을 하기 힘들다가도 이 시를 읽으면서 위안을 얻는다.

 

함민복 

긍정적인 밥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이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마음을 따뜻하게 덮여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 한 권이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뒷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152 

사적인서점의 가장 주요한 승부처 역시 손님의 마음이다. 161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 언제나 그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171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용기와 좋아하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담력이 필요하다. 


내가 고른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 188

사람들에게 이 서점에서 권하는 책은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감을 심어 주고, 사람들은 합리적 소비가 아닌 투표적 소비로 그 가치를 인정해 준다면 작은 서점도 온라인 서점과 겨룰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있는 확신이 생겼다.   

누군가에게 추천할 책을 고민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행위다. 여행지에서 그 사람을 생각하며 엽서를 쓰는 것과 같다. 오랫동안 책을 멀리한 사람도 먼 곳에서 보내주는 엽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보낸 한 권이 요즘은 책을 안 읽는다는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독서라는 즐거움으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은 사적인서점이 문을 닫았다. 성산동으로 이사를 할 생각이란다. 나도 사적인서점과 같은 책방을 만들고 싶다. 심리상담과 관련된 책을 중심으로 서점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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