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by 온시


하지만 유진은 해민을 또 놓쳐야했다. 그것은 고3 수험생으로 접어든 둘에게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각자의 시간 속에 분투하느라 바쁜 시절이었다. 유진은 핸드폰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해민을 떠올렸지만 해민에게도 자신과 똑같이 핸드폰이 생겼는지도 알 수 없었다. 길을 가다 마주치는 일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겨우 유진이 해민을 길에서 발견했을 때 유진은 해민에게 달려갈 수 없는 거리에 있었다. 해민은 빨간색 더플코트를 입고 있었다. 머리를 풀어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교복과 하나로 질끈 묶은 포니테일은 유진이 알고 있는 고등학생 해민의 전부였으므로 눈앞의 해민이 한없이 낯설게 느껴졌다. 해민은 버스에 오르는 중이었는데 유진은 해민을 바라보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길 바랐다. 유진의 간절함 때문이었는지 시간이 아주 느리게 가고 있었다. 영화의 슬로 모션처럼 천천히 해민을 태운 버스가 떠나갔다. 유진은 버스가 떠나고도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그 장면을 반복하고 또 반복해 기억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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