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니까 되던데?

by 활발한골방지기


대학 시절, 취업을 하더니 돌연 사업장을 차린 선배의 말이다.

"그냥 하니까 되던데?"라며 씩 광대를 올리고 웃는 선배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는 그렇게 재수 없어 보이다가도, 반대쪽에서는 부러움과 시기가 가득했다. 정작 나는 다가올 졸업 작품을 만드는 것조차 힘이 들었는데, 그 선배의 서사를 들어 보면 모든 게 다 쉬워 보였다.


"희주야, 너는 뭐가 그렇게 무섭니? 안 해 봤는데 어떻게 알아?"라는 그 선배의 말을 지금 다시 되짚어 보면 선배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위로이자 위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친하지도, 애틋하지도 않은 그 선배는 그 말을 남긴 후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수년이 지난 후에 들린 소식은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했다는 것이었다. 그저 '잘 살고 있나 보네. 역시 잘 되는 사람들은 계속 잘 되나 봐'라며 계속해서 자격지심을 가지고 나는 나대로 사회생활을 이어 갔다.


나의 사회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관심이 있는 것과 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개라는 것을 뼈에 와닿게 느꼈고, 슬퍼하고 뿌듯해하며 몇 년을 흘러 보냈다.


그렇게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국 나의 사업장을 차리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그것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당장에 돈이 되지 않더라도 1분 단위로 쪼개가며 바쁘게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현타가 오기도 했다.


그러다 아는 분이 나에게 말했다. "어떻게 한 거야? 정말 대단하다! 어렵지 않았어?"

나는 대답했다. "그냥.. 어떻게 하다 보니까 되던데요?"라고.


순간 그 선배가 생각났다.


'그냥'.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떠한 것도 재고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고! 를 외치며 시작했다.

무모하기 짝이 없었지만 뭐에 씌인 것 마냥 그냥 했다.

그 덕에 짧으면 몇 개월, 길면 몇 년의 준비 기간이 나에게는 1개월 만에 해결이 됐다.


현재도 엉성하고 될 것 같으면서도 안되고 있지만 나는 '그냥'한다. 많은 생각은 독이고, 그저 목표는 정해 놨으니 길을 내서 가면 된다. 다른 사람들을 참고하면서.


이 세상에는 "경험 전"과 "경험 후"만 있을 뿐 어려울 게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과정은 가시밭과 같을 수 있지만) 정보 과잉 시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고 일단 '해 보는 것'이다.


해 보면 안다. 그것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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