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장소에서 같은 해를 만납니다>라는 문장으로 모인 (글쓰기 커뮤니티 '조금 적어도 좋아'의)일상 작가님들과 함께 만드는 소모임이다. 어떤 모임의 호스트가 된다는 건 설레면서도 조심스러운 일임을 새삼 깨닫는다. 초등학교 때 반장으로 뽑히고 맞이하는 첫날, 교실의 공기 같은 느낌이다.
역시, 책임감은 게으름을 걷어낸다.
잠을 조금 설쳤지만 알람 소리를 듣고 한 번에 일어났다. 오픈 채팅방을 열어 아침 인사를 했고 나누고 싶은 문장을 필사해서 올렸다(뒤이어 울리는 카톡 소리가 어찌나 반갑던지). 창 밖을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그렇게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같은 해를 만났다.
어느 작가님이 올려주신 새소리가 담긴 영상을 보고 덩달아 창문을 열었는데 촉촉하게 내리는 여름 비가 좋았고,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새의 지저귐이 생경했다. 새들은 부지런하구나."새벽이라기보단 초저녁 같은 풍경이네요"라는 메시지가 어쩐지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혼자보다는 함께일 때 수월해지는 일들이 있다. 새벽, 시간이 내어준 공간에서 나름의 아침을 함께하는 경험은 기대 이상으로 따듯했다. 산뜻하고 개운한 기분은 덤이다.
쓰는 일보다는 읽는 일에 치우쳐 있는 요즘,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글쓰기 앞에서 작아지고 망설이게 된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