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독(多讀)하며, 다독이며 잘 지내봐요
여보.
오랜만이네요. 삶에 대해, 미래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르면 당신에게 편지를 쓰게 되네요. 그건 아마도 제 인생에 많은 부분이 당신과 교집합을 이루고 있어서겠죠? 올해 초 결혼을 앞둔 후배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정하게 건넸어요.
축하해. 둘이 하나 되지 말고, 둘이 손잡고 너 답게 살아야 해. 그래야 행복해.
당신도 잘 알겠지만 긴 시간을 각자 살아온 두 사람이 결혼을 통해 하나가 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면서 당신의 일상과 교차점이 없는 나만의 작은 세계가 생겼어요. 매일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지만,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새로워요. 얼마 전에는 '내가 원하는 삶'이라는 주제로 함께 글을 쓰는 작가님과 편지를 주고받았어요. 쓰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인연과 글을 나누고,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세상은 정말 연결되어 있구나,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그분께 보내는 편지를 쓰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깊이 생각했어요. 오래 고민한 끝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는 삶을 원한다고 편지에 담았어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책에 숨곤 했지만 책 속에 답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매년 인생의 숙제 같은 목표를 정하고, 무작정 달릴 때는 하루가 이토록 소중한지 몰랐는데, 텃밭을 가꾸듯 글을 쓰고, 고치며 지내니 허투루 보내는 날이 없네요.
어김없이 찾아온 여름 감기를 앓으며 문득문득 중얼거렸어요.
아프지 말아야지. 그래야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살지.
누군가는 여행을 잘 다니기 위해 운동을 한다던데, 저는 잘 읽고, 잘 쓰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당신과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당신의 손을 잡고 나답게 살게요. 참, 엊그제 모나게 굴어서 미안해요. 우리 다독(多讀)하며, 다독이며 정답게 지내봐요. 사랑해요.
2019년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아이들에게 매일 쓴 편지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