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비 좋아해. 꽃이 자라고, 오염된 물이 깨끗해지잖아.
비가 오면 놀이터를 못 가잖아. 그네도 못 타고.
괜찮아. 양보할 수 있어.
서준아, 어제부터 계속 비가 오네. 여름 장마가 시작됐대. 엄마도 비가 좋아.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비 냄새가 좋아서 그래. 정말 단순한 이유지? 서준이가 꽃이 자라고, 오염된 물이 깨끗해져서 비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엄마는 살짝 부끄러웠어. 자연과 우리 지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더라.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테러리즘보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번영이나 생존에 더욱 큰 위협입니다.(초예측 41쪽_유발 하라리)
엄마가 요즘 읽는 책 속에 한 구절이야. 사람들은 테러나 전쟁을 두려워하지만, 사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우리의 미래에 끼칠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는 뜻이란다. 지구는 점점 더 아파하고, 서서히 병들고 있는데도 우리는 느끼지 못하고 있잖아. 설령 문제를 깨닫는 사람들도 나 하나의 노력으로 지구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사실에 다다르면 체념하곤 하지.
하지만 서준아. 세상에는 아픈 지구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참 많단다. 세계 곳곳에서 환경 운동을 하고 있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만들거나 오염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분들도 계셔. 작게는 각자 주어진 하루 안에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하기도 하지. 자연을 보호하는 친환경 제품을 주로 사용하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것.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지하철을 타는 날을 정해서 다녀볼까? 당장 내일부터는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여 볼게. 가방 안에 텀블러를 넣고 다녀야겠다. 물론 사소해 보이는 일도 마음먹은 대로 꾸준히 하는 게 참 어렵지만, 이렇게 서준이와 함께 다짐하면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꽃과 물에게 놀이터에서 노는 기쁨도 양보하는 서준이니까.
이도 저도 소용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날엔 오늘 편지를 다시 읽어야겠다. 그럼 느슨해진 마음과 게을러진 행동을 다잡을 수 있겠지?
2019년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아이들에게 매일 쓴 편지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