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Dec 13. 2015

새정련 '비주류'가 베이비인 이유. 응애응애

호남은 어떻게 기득권을 유지하려하나

나는 선거방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선거방식은 아니더라도 선거 자체에 있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일거라 짐작한다. 지금 주류와 비주류 혹은 문재인과 안철수를 위시한 비주류-호남간의 경쟁을 이해하기 위해선 선거 뿐만이 아니라 선거 방식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선거를 하느냐의 문제에서 싸움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문재인은 국민공천단70%+당원30%로 공천후보를 만들자고 하고 있고, 안철수를 얼굴마담으로 내민 호남들은 원래처럼 당 지도부가 공천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끔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장기말 굴리듯이 후보들을 전략 공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자는 게다. 또한, 그들은 호남이 아닌 문재인을 당 대표직을 내려놓게 하려고 하는데, 이는 호남이 공천권을 얻어서 자기들 꼴리는대로 공천을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만약 문재인 방식으로 가면 과거와 달리 공천을 '꼴리는대로'하는 건 불가능해진다. '시스템'이 '꼴리는대로'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면 '나랑 친하니까', '호남이니까', '꼴리니까' 같은 건 이제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후보 자체의 경쟁력의 문제가 되고 그동안 호남이라는 이유로 당선되었던 딱히 뭐 없는 허약한 후보들은 공천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문재인에 의해서? 아니, 국민공천단과 당원에 의해서.


그러니까 호남들이 들고일어날 수 밖에 없다. 암것도 안하고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는데, 그 '꼴리는대로' 시스템을 문재인이 깨려고 하니까 미쳐날뛸 수 밖에. 그러니까 호남들을 이해한다. 동의가 되진 않는다. 선거에서 이기고 싶으면 정책으로 승부할 일이다. 해놓은 것도 없이 기호 2번 얻어서 얼렁뚱땅 당선되려고 달려고 발악해선 안된다. 그런 천박한 짓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다.


이제 내가 호남 베이비들을 왜 베이비라고 하는 지 감이 오시나? 애기들이다 애기들. 하기스 기저기 택배 붙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지금인가? 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해서 문재인은 딱히 이렇다할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이건 지금의 새정련 상황에서 내가 문재인을 지지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재인이 딱히 문제되는 발언을 한 것도 아니고, 총선에서 패배한 것도 아니다. 김한길-안철수 체재 때처럼 공천에서 똥을 싸고 선거에서 패배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즉, 책임질 게 없다.



그런데 갑자기 안철수를 위시한 아해들이 들고일어섰다. 2015년 12월 12일에는 삐져서 당무거부한 비주류인 이종걸이 의원총회를 하고 나섰다. 결론은 안철수가 원하는대로 가자는 것. 언론에는 '문안 협력 호소문'이라고 뿌리긴 했는데, 결국 안철수가 최초에 내밀었던 카드를 옹호하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결의한 5개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는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을 하지 말고 우리당의 혁신을 이끌어줄 것을 호소한다.
둘째. 문재인 대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당의 갈등을 해결할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셋째.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당의 통합과 혁신을 위한 방안을 즉시 합의해 줄 것을 요구한다.
넷째. 우리는 두 분의 합의안을 존중하고 그 합의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다섯째. 우리는 당의 혁신과 단합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임할 것을 다짐한다.



이 내용을 보고 '중재'라고 판단할 사람은 셋 중 하나다. '안빠'거나 '호남'이거나 '바보'거나. '문안 협력 호소문'은 일방적으로 안철수의 편을 들고 있다. 첫째 항목에서는 안철수에게 "혁신을 이끌어줄 것을 호소한다"라고 해놓고 있고, 둘째에선 "문재인 대표"에게 "무한책임"을 져야한다고 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당내 갈등을 애초에 안철수가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의아한 부분이다. 함께 혁신을 하자고 할 때는 콧방귀도 안뀌다가 당내 분란만 일으키고 있는 게 안철수의 현실인데 의원총회는 당내 갈등의 원인 및 책임을 문재인에게 덤태기 씌우고 있다. 판단력이 상당히 후진데, 애초에 호남들 밥그릇 문제이기 때문.


문재인의 공천방향

문재인이 외부인사를 통해 구성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대로라면, 그동안 호남빨로, 2번빨로 선거에서 이겼던 사람들은 앞으로 당선이 자동으로 '보장'되진 않는다. 그 이유는 혁신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의 혁신안 내용
. 국민공천단 70% + 권리당원 30%
. 경선에서 과반득표 못하면 1,2위 결선투표 (뭣보다 이게 쎄다)
. 정치신인 가산점 10%
. 여성.청년.장애인 가산점 25%
. 선출직 공직자 임기 3/4못채우면 10%감점


이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국민공천단 70%+권리당원 30%이다. 사실 나는 애초에 혁신위원회가 이런 공천방식을 만들어냈을 때 비판적이었던 사람이다. 당 지도부가 '꼴리는대로' 후보를 뽑지 않는다는 것에 있어서는 찬성이었지만, 국민공천단을 꾸린다는 발상 자체가 별로였기 때문이다. 어쩃거나 '꼴리는대로'를 처리하려는 의지가 보이고 그런 결과도 나올 것이라 판단했기에 비판과 함께 응원도 했었다.


호남이 좋아하는 '꼴리는대로' 공천제

그런데 과거의 시스템, 당 지도부의 '꼴리는대로' 시스템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 지도부와 친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호남이라는 이유로 공천권을 얻었던 사람들. 이들은 공천권을 쥔 사람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만 있어도 공천을 얻고 2번 후보로서 선거에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문재인의 혁신안대로 간다면 애초에 당에 '공천권을 쥔 사람들'이 없어지게 되므로, 소수의 사람들과 친해져서 공천권을 나눠먹지 못하게 된다. 즉, 전보다 더 경쟁력이 있어져야 한다. 공천제에서 엄청난 혁신을 들이대고 있는 게 문재인인게다.


혁신을 거부하는 건 문재인이 아니라 호남이다

이게 진짜 혁신이다. 혁신을 거부하는 건 문재인이 아니라 호남이다. 정작 안철수의 혁신안에는 공천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 그나마 있는 게 "부패혐의로 기소 및 유죄 재판계류당원 탈당"정도다. 딱히 혁신에 대한 별 아이템도 없는 안철수를 호남이 푸쉬해주고 있는 이유는 문재인을 갈아치우기 위함이지, 안철수를 옹립하려는 게 아니다.



안철수의 진의는 모르겠으나, 철저히 호남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은 뻔해보인다. 그러게 왜 여의도에 오셨나. 마음편히 시골의사랑 청춘콘서트나 하시지.

-

브런치, 매거진 구독하시면 더 많은 글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lalaldalala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