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Jan 06. 2016

박근혜에게 위안부를 대신하여 용서해줄 권리 따윈 없다


사죄의 성립조건

사죄의 성립조건은 어떤 잘못을 행하거나 그 행위를 직접 하진 않았지만 행위자들의 행위에 대해 무한책임을 가지는 자와 어떤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때 어떤 잘못을 한 자 혹은 그 잘못에 책임이 있는 자는 그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에게 사죄를 해야 사죄가 성립된다. 예를 들어 갑이 주먹을 날려 을이 맞았다면 갑은 '어떤 잘못을 한 자'이며 을은 '어떤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다. 그리고 갑이 사죄를 한다면 갑의 주먹을 맞고 피해를 받은 을에게 사죄를 해야한다. 그런데 뜬금없이 을을 대리하지도 대표하지도 않는 병에게 갑이 사죄를 한다면 이는 사죄가 아니며, 을은 사죄를 받았다고 할 수 없다. 


용서의 성립조건

용서의 성립조건은 어떤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어떤 잘못을 행하거나 그 행위를 직접 하진 않았지만 행위자들의 행위에 대해 무한책임을 가지는 자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때 어떤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가 어떤 잘못을 행했거나 그 행위와 관련된 자를 용서할 때 용서가 성립된다. 예를 들어 갑에게 주먹을 맞은 을이 갑의 사죄를 받고 갑을 용서한다면 용서는 성립된다. 그런데 뜬금없이 을을 대리하지도 않는 병이 갑의 사죄를 받고 갑을 용서해준다면 정작 주먹을 받은 을은 용서를 하지 않았기에 용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아베 정부의 사죄가 사죄가 될 수 없는 이유

아베의 사죄가 사죄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그 사죄를 '을'인 위안부 피해자 및 생존자를 대리하지도 않는 '병'인 박근혜 정부에 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을 형식적으로 대표하긴 하지만, 한일간의 협상 과정에서 위안부 생존자들을 참여시키지 않았고, 위안부 생존자들의 의사를 직접 전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위안부 생존자들을 대리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아베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및 생존자들을 대리하지도 않는 박근혜 정부에 (그마저도 되먹지도 않은) 사죄를 했기 때문에 사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아베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협상을 했다면 그것은 "외교적 실수"이며, 아베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협상을 진행했다면 애초에 사죄를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친일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의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위안부 문제를 얼렁뚱땅 해결하고 넘어가려고 했다고 봐도 과한 추측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용서가 용서가 될 수 없는 이유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및 생존자를 대리하지도, 대표하지도 않는다. 비록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표성이 모든 결정을 독단으로 처리해도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설령 투표를 통해 대표성을 얻었다할지라도 국민의 이익과 직접 관계되는 것이라면 당사자인 국민들과 논의하여 정해진 절차를 따라 일을 진행해야한다. 이러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소위 박정희식 독재정치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실천해야할 절차적 민주주의다.


박근혜 정부가 진심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위안부 피해자 및 생존자들과 접촉을 하여 그들의 의중을 듣고, 그들이 제안하는 바를 받았어야했다. 리고 일본과 협상할 때 그 제안을 철저히 반영했어야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그러지 않았다. 위안부 피해자 및 생존자들의 의중은 한일간의 협상에서 철저히 거세되었으며, 이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를 대리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를 대리하지 않는 '병'이기 때문에 '갑'인 일본의 사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갑'을 용서할 수 없다. 애초에 갑이 한 사죄가 사죄로서 성립되지 않기에 그러하다. 한편, 사죄가 없더라도 용서는 할 수 있는 법이다. 앞서 말했듯 용서의 요건에 '사죄'는 껴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인 병은 위안부를 대리하지 않기에 갑을 용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용서를 한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용서가 될 수 없으므로 얼마든지 부정될 수 있다. 아베가 앞으로 위안부 이야기를 하지마라고 지랄을 하건 말건.

-

브런치, 매거진 구독해주세요.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Hellchosunnew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