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Jan 16. 2016

사시는 존치되고 로스쿨은 안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수원 출신 카르텔들은 샴페인이나 마시시라

출처- Kaplan


사법고시와 로스쿨 모두를 유지한 투 트랙

한국의 현 상황을 보건데 로스쿨이랑 사시는 투 트랙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타깝게도 이 기류가 변할만한 변수는 보이지 않는다. 로스쿨생들은 '전원 자퇴'라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딱히 법무부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듣자하니 모법전원에선 현재 기말고사까지 마쳤다. 자퇴서를 냈는데도 학교 일정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는 앞으로도 사시 출신들과 로스쿨 출신들에게 모두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이나 떼울 것이다. 법무부 장관 본인의 커리어로 이야기해보면, 그는 임기나 지나가길 기다릴 게다. 그리고 로스쿨생들은 결과적으로, 좆됐다.


로스쿨은 더이상 매력적인 전문대학원이 아니게 될 것이다

사시가 존치된다면 로스쿨들은 몇년 내에 조트망 테크트리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들은 무늬만 유지하고, 법조인이 되려는 이들은 사시로 테크를 탈 게다. 이 과정에 로스쿨을 자퇴한 학생들의 사시 유입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에 입학해서 스타트부터 넘버 투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없을테니까. 사시출신들이 로스쿨 출신들보다 '좋은 시작'을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시작하는 연봉부터가 다르다.


이미 졸업하고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은 말그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시 존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불보듯 뻔한 일이고, 나는 그렇게 될 거라 본다. 어차피 갠플하는 성격이 강한 법조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연수월 출신들이 '갠플'을 했던가? 딱히.

  

사시 출신 법조인들이 원했던 것

이 모든 걸 더러운 사시 출신 법조 카르텔이 이뤄냈다. 사시 카르텔이 사시를 유지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로스쿨 출신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사시출신들의 법조계 지배력에 대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사시가 끝나고 로스쿨생들이 양적으로 사시출신들을 압도하게 될 때, 그 때 사시출신들은 지배력을 잃을 것이다.


그래서 사시를 유지해야한다는 사시 출신들의 주장이 일견 이해가 간다. 이 때의 이해는 살인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연쇄살인마가 어떤 사람을 보건 살인을 하려고하는 관성을 이해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해는 하는데, 그들의 이기적인 행위에 동조는 못하는 게다.


그들은 로스쿨을 폐지해야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 대신 사시를 존치해야한다고 말한다(몇몇은 로스쿨 폐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로스쿨이 문제라서가 아니라, 사시 출신의 법조인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그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시 출신 법조인들은 로스쿨생들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하며 로스쿨 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누가 보면 겁나 윤리에 예민한 법조인들인 것처럼 보일 법도 한데, 정작 그들은 사시 출신 법조인들이 문란한 생활을 해서 언론에 오르내리면 이렇다할 비판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속이 보인다.


사시출신들이 무엇을 로비하건 국가는 쳐냈어야했다

카르텔이 무엇을 요구하건 간에 국가가 국민과 약속했던 것을 지키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국가는 카르텔에 굴복했고,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했다. 그 덕에 로스쿨에 투자했던 대학들이나, 로스쿨에 인생을 던졌던 대학(원)생들이나 모두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한심한 일이다. 이제 이 나라의 청년들은 대한민국 정부의 약속을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원칙은 죽었고, 로비만이 승승장구하는 국가가 되었다. 뭐, 하루이틀도 아니긴하지만.

-

브런치, 매거진 구독하시면 더 많은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박근혜에게 위안부를 대신하여 용서해줄 권리 따윈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