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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21. 2016

<다크소울3>: 아! 너무도 위대한 게임!

태양 만세!

처음 접하는 <다크소울 시리즈>

나는 <다크소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접했었고, 또 플레이 영상을 자주 봐오긴했지만, 정작 플레이해본 적은 없었다. 너무도 가혹하다고 알려진 난이도 때문이었다. 난 다양한 게임을 해왔고 또 다양하게 즐기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사람인지라 난이도가 높은 게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다크소울3>를 예약구매를 한 이유는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그 뒤에 <다크소울 시리즈>의 세계관을 찾아봤는데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미쳤다고 알려진 난이도를 감수하고서라도 세계관에 침투하고 싶었다. 까이꺼.


트레일러 3개
모두 다른 영상이다.


확실히 어려운 난이도

소문만 무성한 게 아니었고, 실제로 어려웠다. 나는 레벨이 100이 넘었지만 여전히 "뒤잡기"가 어렵고 "발차기"를 한 뒤 "앞잡기"를 하는 것도 어렵다. 내가 키보드로 플레이해서 "발차기"가 어려운 건 그렇다치는데, "뒤잡기"의 각도를 찾는 건 여전히 어렵다. 캐릭터의 레벨은 높은데 아직 나-게이머의 레벨업이 덜 된 느낌이다. 


나도 알아 이색히들아
안다고


<다크소울3>의 난이도에 대해선 의견들이 갈린다. 1편이 가장 어렵고 그 다음에 3편이 어렵다는 사람도 있고, 1편에서 3편으로 가는 동안 점점 난이도가 쉬워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 부분은 <다크소울-Prepare to die 죽을 준비해라>가 가장 어렵다는 것. 


한편, 1편과 2편을 모두 해온 사람들은 3편을 쉽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본인들은 레벨업이 충만하게 되어있으니까.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몬스터의 움직임에 익숙한 이들이니 3편 역시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었을 거 같다. "페링"과 "뒤잡기"를 자주했던 이들은 그 타이밍에 있어 아무래도 <다크소울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보다 익숙할 것이다. 


나는 "페링"이나 "뒤잡기"라는 게 있는 지 조차도 모르는 채로 플레이를 했었다(<다크소울>은 <다크소울>답게 그런 게 있다는 것도 안알려줬다). 그래서인지 로스릭 기사들은 악몽 그 자체였다. 숨쉴 틈도 안주고 칼 질을 해대는데 이건 뭐 죽이라고 만든 건지 피하라고 만든 건지 멘붕했었다. 왜 초반에 나오는 그놈있잖나.


레벨링 시스템

캐릭터의 레벨은 게임 난이도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느낌이다. 물론 레벨이 높으면 높지 않을 때보다 게임 진행이 순조롭긴하지만, 어떤 맵에 있던 간에 방심하면 순삭 당하는 건 매한가지다. 오죽하면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임이 아니라 게이머를 육성하는 게임이란 말이 나올까?


레벨업을 통해 피통을 올리면 전보다 안전해지는 부분은 있다. 맵에 따라 적들의 공격력과 체력도 동반상승하지만.


<다크소울>의 레벨링 시스템은 게임의 긴장도를 유지하는 데에 한 몫한다. 어느 맵에 가건, 얼마나 체력이 높건 간에 적들에게 포위당해서 칼빵당하다보면 "YOU DIED"와 만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 두 방 때리면 죽일 수 있는 쥐새끼들일지라도 나를 포위해서 물어뜯어서 공격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게 <다크소울>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어떤 맵에가건 긴장을 하게 된다. 레벨이 낮을 때보다야 더 편하게 돌아다니긴 하지만 말이다. 혹자는 이런 <다크소울>에 대해서 게이머와 몹 간의 평등주의라고 평했는데, 확실히 그렇다. 왜 칼빵이 몬스터에게만 아파야하는가? 주인공도 아프다. 아무리 레벨이 높아도, 아무리 두꺼운 갑옷을 입어도.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도 함께 못생겨진다(...)


방대한 맵

이 게임을 찬양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하면서도 오밀조밀하게 디자인되어있었던 맵 때문이다. "숏컷"을 통해 돌아가던 길을 더 빠르게 갈 수 있게 해주는 디자인은 <다크소울>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3D로 맵이 구성되어있긴하지만, 정작 맵을 3D로 돌아다니기보다는 이쪽에서 저쪽으로만 가게하는-사실상 2D게임의 체험과 크게 다르지 않은-수많은 게임들과 비교해볼 때 <다크소울>은 한정된 3D 공간을 전혀 낭비하지 않으려고 적지 않은 노력을 들였다.  


미니맵이 없는 이유

<다크소울>의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이렇게 맵이 넓고 디테일하게 구성되어있음에도 그 흔한 미니맵조차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어드밴류의 게임들은 미니맵을 지원한다. 가령,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에서는 초록색 옷을 입은 우리의 주인공 젤다가 던전에서 보물상자에서 맵을 주으면 미니맵이 활성화되서 화면에 등장한다.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얘가 젤다다. 5시 방향에 미니맵이 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미니맵이 없다보니까 맵에 익숙하지 않으면 같은 곳을 빙빙도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나같은 방향치, 길치에게 "팔란의 성채 홧톳불" 앞의 늪지대는 정말 지옥이었다. 분명 나는 직선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까 들른 곳을 또 들르질 않나 -_- 안전지대라고 생각해서 쫄래쫄래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겁나 무섭게 생긴 놈이 나무를 들고 뛰어오질 않나 -_-


오지마! 히익!

나같은 길치에겐 악몽이었지만, <다크소울>의 'No minimap' 기획은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 아닌가 싶다. <다크소울3>의 맵이 단순히 1, 2, 3층으로 단순하게 나뉘어져있는 게 아닌지라 미니맵을 도입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같은 경우엔 던전이라고해도 층이 깔끔하게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다크소울3>의 맵은 전혀 그렇지 않다. 1.2층도 있고, 1.4층도 있고 뭐 그런식이다. 1.5층의 경우 1층 미니맵을 보여줄 것인가 2층 미니맵을 보여줄 것인가? 둘 중 하나다. 1.5층을 삭제하거나, 맵을 아예 보여주지 않거나. 프롬은 후자를 택했다. 그리고 맵은 더욱 풍성해졌다. 진정한 의미의 3D맵이 된 것이다.


<다크소울3>에는 숨겨진 벽들이 많다. 만약 미니맵이 있다면, 그 숨겨진 벽들을 어떻게 할 건지부터 고민해야한다. 애초에 맵을 어둡게한 뒤 한번 간 곳은 맵이 밝혀지게 하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맵 방식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맵에 숨겨진 요소들을 숨겨놓고 그것들을 찾길 바라는 프롬의 바람 때문에 미니맵이 아예 도입되지 않은 느낌이다. 



미니맵이 없다면 어떤 곳이 '보스를 만나기 위해 가야할 곳'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맵 곳곳을 살펴봐야한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맵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이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에 유저들을 맵 곳곳을 살핀다. 그리고 그렇게하면서 자연스럽게 맵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유저들은 그렇게 레벨업을 하게 된다. 말했잖나, 캐릭터가 레벨업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피곤하다면 피곤한 방식이다. 맵을 익히지 못했다면 일종의 시간낭비라 여길 수도 있으니까. <디아블로3>에선 아예 가야할 방향까지 알려주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게임에 맞는 기획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 취향도 갈릴 거다. 


<디아블로3> 1시 방향의 미니맵에서 황금색 화살표로 가야할 곳을 보여준다.

한편으론 미니맵이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크소울>은 완전 어두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공포 게임이다. 그러므로 맵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유저들을 멘붕에 빠지게할 수 있고,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 익숙하지 못한 어두운 공간에서 공포는 더욱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니맵이 존재한다면 그런 공포는 어느정도 경감될 것이다. 한번 갔던 곳을 밝혀지게 하는 미니맵 방식을 도입한다면 맵의 생명이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크소울>에서 맵은 가능한한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한다. 몇번이고 갔던 곳이라도.


전투 액션

맵을 돌아다님에 있어서 캐릭터의 레벨이 아닌 유저의 레벨이 중요하듯, 전투도 마찬가지다. 레벨이 아무리 높은 캐릭터를 조종하더라도,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가 컨트롤한다면 얼마 안가서 "YOU DIED"를 보게될 것이다. <다크소울>의 전투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몬스터들의 다양한 전투 패턴을 익히지 않는다면, 혹은 익힌다고 할지라도 방심한다면 순식간에 훅갈 수도 있다. <다크소울>이니까 그렇다. 가령, <디아블로3> 만렙 캐릭터를 "보통" 난이도에 던져놓은 뒤 "조종해봐"하면 그 캐릭터는 앵간해선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다크소울>의 100렙 캐릭터를 초반 맵에 던져놓은 뒤에 초짜에게 "조종해봐"라고 하면 죽을 "YOU DIED"를 볼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우리...꼭 싸워야해?


여기서도 <다크소울>의 레벨링 시스템, 맵 시스템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방심하게 두지 않겠다는 것. 항상 죽음의 위협에 놓아두겠다는 것. 이 게임은 RPG의 틀을 갖추고는 있지만, 애초에 생긴 것부터가 공포 게임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심하게 두지 않겠다는 것이 맵 시스템에서도 드러나고, 전투 시스템에서도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일관성 때문에 내가 이 게임을 찬양한다.




글이 길어졌으니 다음 글에서 더 이야기해보자.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으나, 아직 내가 공부가 덜 됐다. <다크소울 시리즈>의 스토리들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난 뒤에 <다크소울 시리즈>의 세계관에 대해 수다를 떨 수 있을 것 같다. 세계관 때문에 빠져든 게임인데 정작 세계관에 대해 아직 이해가 안됐다고 하니 뭔 소린가 하실 수도 있겠으나, 이 게임은 모든 면에서 불친절해서 게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도 유저의 레벨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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