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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30. 2016

IT업계엔 왜 노조가 적을까?

미리 말하건데, 이 글에는 IT업계에 왜 노조가 없는 지에 대한 답이 없다. 그저 여러 고민과 가설들을 막 써보기 위해 시작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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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헬조선 늬우스> 팟캐스트를 녹음한다. 일단은 "혐오"라는 주제로 팟캐스트를 한 회를 하고 그 뒤에 "IT에는 왜 노조가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팟캐스트를 녹음할 예정이다. 두 주제에 참여할 패널들은 모두 모집했다. 1명은 기존에 참여했던 패널이고, 또다른 패널은 이 이슈에 관심이 많은 친구다.


노조가 있긴하다.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IT노조"="IT유니온"이라는 곳도 있고, 민주노총 내에 "IT산업연맹"(노동부 추산 3만7천명)도 있다. 그런데 "IT노조"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 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이 양반들이 공개를 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IT노조"의 위치는 민주노총서울본부 2층이다. 그러면 "IT노조"는 민주노총의 "IT산업연맹"의 다른 이름인건가? 그러면 이 양반들은 이름이 4개인건가? ......지금 장난하는건가?


만약 "IT노조"가 민주노총 내에 있는 "IT산업연맹"과 동일한 조직이라면 3만 7천명 정도의 규모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3만 7천명이라는 숫자는 2009년 7월 한겨레 기사에서 따온 것이니, 지금은 더 늘어나있을 수도 있다. 더 최신 숫자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IT노조란 곳이 정보공개에 이렇게 소극적이라니?


여튼, IT업계에 노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로 IT업계에서 일하는 자들의 수에 비한다면 조직원들이 적기도 적고, 실제로 노조가 없는 조직에서 일하는 IT인들이 더 많을 거라는 게 나의 추측이다. 애초에 이런 추측이 있었기에 팟캐스트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노동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옵션 둘
노동조합 설립 or 더 나은 회사로 이직

IT에 왜 노조가 없는 지 페이스북 페이지나 여러 경로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장 많은 답은 "이직이 잦아서"였다. 회사가 뭐같으면 회사를 바꾸기보다는 그냥 더 나은 회사를 찾아간다는 것. 애초에 회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없다면 회사를 바꾸려고하기보다는 더 나은 회사를 찾아가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노조를 설립하기까지의 고단한 과정을 견디는 것보단 더 적은 노력으로 이직을 하는 게 개인에게 이로우며, 이런 논리를 따르는 이들이 이직이라는 옵션을 선택하는 듯 하다.  


노동조합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또한, 한국에선 노조라는 것 자체를 곱게 보지 않는 해괴한 시선이 있기에 노조를 설립하는 것을 애초에 옵션으로 두지 않는 경향도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애초에 노동자들이 노동자라는 단어를 꺼리는 현실과 빨갱이로 몰리면 이유불문하고 죽였던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레드컴플렉스 등등을 통해 빚어진 현실일 게다. 레드컴플렉스에 잠식당한 한국인들은 노조설립을 애초에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더 적은 노력이 들어가는 노조 가입도 꺼릴 것이다.


IT노조에 가입할 동기의 부족

노조에 가입을 하려면 노조 가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한다. 이는 비단 IT업계 노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게 무엇이건, 노조를 가입하면 얻을 수 있는 달콤한 과실이 있어야하고 그 과실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한다. 그런데 IT업계의 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한다고 해도 딱히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거라 믿지 않는 눈치다. 이는 애초에 노동조합들이 "우리가 이걸 해줄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지 못한 결과라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니들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게 뭐니?"라고 질문을 던질 수도 있지만, 이는 희박할 것이다.


이와 별개로, 실제로 IT노조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는 지부터 확인을 해야할 듯 하다. "IT노조"는 IT노동자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일단 그들의 웹사이트에선 딱히 그들이 뭘 해줄 수 있는 지 파악하기 어렵다. IT업계의 노조치고는 웹사이트도 꽤나 투박하고 직관적이지 않다. "IT노조"에 대해 좀 더 조사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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