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Jul 15. 2015

그럼에도 국정원을 지켜야한다는 국가적 관점


최근에 국정원에 관한 글을 하나 썼다. 국정원을 해체해야한다는 글이었는데 그 글에 대한 반응이 꽤나 흥미로웠다. 국정원이 썩긴 썩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위해 존재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나의 작은 블로그를 통해서 통계적 유의미성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사고하기보다는 '국가적'으로 사고한다는 점이다. 즉, 국가안보는 걱정하면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무감각하다. 


이러한 경향은 참여권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인권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기에 나타나는 것 같다. 그 대신에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국가적으로 사고하는 것에는 도가 텄다. 의무교육에서도 배우고, 남성들의 경우는 군대에 가면 국가적으로 사고하도록 세뇌받게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북한을 부르짖는다. 북한의 위협을 과장 광고하면서 국가적으로 사고하게끔 세뇌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그 세뇌 작업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지금 대부분 반도의 아제들은 개인적으로 사고하기보다는 국가적으로 사고한다. 


국가적 관점은 나라를 운영하는 독재자에게 꽤나 유리하다. 싱가폴의 리콴유는 국가를 위해 국민들이 희생해야한다고 요구하며, 이는 한국의 박정희도 비슷했다. 그래서 박정희는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동으로 가라고 했다는 점이 다르긴하나, 국가를 위해 국민들이 희생해야한다는 기조는 그 아비와 그다지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수의 국민들에게선 세금 수입을 늘렸고, 소수의 부자들에게선 세금 수입을 줄였다. 희생해야될 건 국민이지 국가 수장과 대기업의 수장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들의 국가적 사고에 선동당한 이들은 자신의 피와 살을 내주면서까지 국가의 이상한 짓들을 묵과해준다. 국정원의 5163부대가 해킹팀으로부터 프로그램을 구입했는데도 "간첩을 잡기 위해서 필요하다"라고 주장을 한다거나 대선개입을 해도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는 것은 내게 그렇게 보인다. 자신이 국정원에 의해 도청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는 것 같으며, 그게 가능함으로써 생기는 개인정보 침해에도 둔감한 듯 보인다. 국가를 위해 본인들을 희생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씨


나는 여전히 국정원이 국가안보를 위해 어떤 도움되는 행동을 하는 지 알 수 없다. 그들이 비밀주의라서 우리가 모르는 걸까?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의 행위들을 보면 간첩들을 잡기는 커녕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둔갑시키려고 발버둥치기나 했고,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트윗질이나 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이나 달았다. 


국정원이 국가안보를 위한다면 왜 이런 행위들을 하고 있나? 국정원이 국가 안보를 수호한다는 제 기능을 다 하고 있으면 왜 간첩은 못잡고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둔갑시키려고 발버둥을 치나? 국가 안보를 위해 국정원이 어떤 도움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를 난 정말 하나라도 가져보고 싶다. 온갖 똥을 쌈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을 빠는 존재들에게 국정원은 시계라도 좀 나눠주고 그래야한다. 그게 사람사는 세상 아닌가. 사랑은 주고 받아야지.


블로그- funder2000.blog.me

트위터- funder20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