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생존하려면 박근혜를 버려야
박근혜를 지키다 당이 망한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여러 패착들을 보였다. 테러방지법에서부터 시작해서 국정교과서 이슈에까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더'를 받아 일들을 척척 진행해나갔다. 필자가 이것들을 새누리당의 패착이라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당에 딱히 득될 것도 없는 이슈에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이 그러라고 했다는 이유로 온 몸을 투신하고 고기 방패 마냥 비판은 다 받았기 때문. 아직 엄밀하게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의 꼭두각시라고 치자. 새누리당은 대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꼭두각시였다. 시키면 닥치는대로 노예처럼 열일했다. 쪽팔리는 일이다.
기업 프렌들리한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테러방지법이나 국정교과서 이슈는 딱히 얻을 것이 없는 싸움이었다. 결국 테러방지법은 통과되었고, 총선 뒤에도 사이버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를 했는데, 글쎄, 통과가 된들 새누리당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을 지 모르겠다. 국정원 통해서 야권 정치인들 카카오톡에 접속이라도 하려고 했나? 에이, 설마. 국정교과서도 시한폭탄일뿐이다. 곧 터지고, 덤태기는 새누리당이 다 뒤집어쓸 수 있다. 왜? 박근혜가 시키는대로 노예짓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정현의 비공개 단식
새누리당의 뻘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사퇴시키겠다며 이정현은 죽음 아니면 사퇴를 달라는 각오로 비공개 단식을 시작했는데, 이 우스꽝스러운 명분도 없는 비공개 단식이 최순실을 덮으려는 것이라는 계산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단식을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 당위성에서조차 웃음을 샀고, 새누리당이 엄한 욕들을 먹었다. 어쩌다가? 박근혜를 지키려다가. 이정현 대표의 독단적인 단식이 새누리당을 웃음거리로 만든 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는 사실상 정치적 죽음을 맞았다. 그는 이제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고, 조선일보에게도 버림 받았다. 박근혜는 이제 꼭두각시 역할도 할 수 없는 정치적 생명을 가진 자이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더이상 죽은 권력에 심폐소생술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인지 여전히 새누리당은 죽은 자식 부랄 만지듯 박근혜와 최순실을 감싸고 도는 모양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최순실과 엮여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박근혜가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이라는 크나큰 착각을 해서 그럴 수도 있고, 대통령을 감히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해괴한 이데올로기에 빠져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당원이라면, 당의 의원이라면 무엇이 당에 이익이 되는 지 정치적 계산해야한다. 버릴 건 버리고 살릴 건 살려야한다는 말이다.
박근혜-최순실에 대한 새누리당의 잘못된 전략
새누리당이 박근혜-최순실을 손절매하기 위해서 해야될 건 그리 많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 버릴 건 버리고 살릴 건 살리면 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국민의당은 특검에 대해 합의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여기에서 똥고집을 피우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상설특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추천하는 검사를 쓰자는 게 그거다. 대체 뭐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여전히 박근혜라는 썩은 동아줄을 붙잡고 늘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자가 자신을 조사할 검사를 뽑자는 게 정상적인 정당에서 할법한 말인가? 박근혜를 지키려고하니까 또 앞뒤가 안맞는 이상한 말이 튀어나오고 있는 거다.
박근혜와 최순실에 대한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고, 새누리당이 이 시국에 여론의 힘을 받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을 버려야한다.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의 조건으로 내민 "대국민 석고대죄",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최순실 부역자 전원 사퇴" 것들 까이꺼 못할 게 뭐인가 싶다.
국민들은 여전히 사과하는 권력을 보고 싶어한다. 새누리당이 이 기회에 사과를 하고 당명을 바꾸거나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가면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총선 전에 무릎 꿇지 말고 이 기회에 무릎 꿇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답이 바로 앞에 있는데 계속 빙빙도는 이유는 썩은 동아줄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계속 말하잖아. 당신들 지금 박근혜 때문에 제대로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있다고.
(우병우는 나가리됐으니 치우고) 최순실 부역자들의 경우에도 당의 이름으로 퇴출시키는 게 맞다. 위기관리를 하기 위해선 새누리당이 박근혜나 최순실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치적 퍼포먼스를 해야하고, 최순실 부역자들을 퇴출하는 것은 그 첫번째 과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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