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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an 18. 2017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가 살짝 변한 느낌

#일본애니 #신카이마코토


이 글에는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에 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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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쓰는 영화 리뷰입니다. 계속해서 이슈되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극장에선 흔히들 걱정하는 혼모노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혼모노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아침햇살도 먹고, 형광봉도 흔들고, 노래가 나올 때는 따라부르고, 영화 속 폰에서 진동이 울릴 때 지들도 폰을 울리게끔 한다는데 다행이도 그런 관객들은 없었습니다. 다만, 반딫불을 키우는 관객과 의자를 계속 발로 차는 관객은 있었지요. 이거야 뭐 한국 영화관에선 디폴트니까. 영화관을 갈 때마다 매번 뒤를 돌아보는 거 같네요. "저기요, 계속 발로 차시거든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저는 신카이 마코토라는 감독을 <초속 5센티미터>를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의 작품들을 몇가지 접했죠. 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 <별의 목소리>(2002),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 <언어의 정원>(2013)...은 지루해서 보다가 말았지요. 왜인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도전해보려고 항상 생각하는 애니가 <언어의 정원>입니다.


<너의 이름은>의  낯설은 해피 엔딩

신카이 마코토가 누구나 만족할만한(?) 해피 엔딩을 좋아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딱히 해피 엔딩을 채택하지 않았었죠. 예를 들어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딱히 해피 엔딩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희망은 보이지만, 희망일 뿐이죠.


<별의 목소리>
<별의 목소리>


<별의 목소리>에서 남녀 주인공들은 결국 서로 만나지 못하고, 여성 캐릭터는 우주 속에 혼자 유영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여운을 남겼죠. <초속 5센티미터>에서 첫사랑을 하던 두 남녀는 서로를 찾지만 끝내 만나지 못합니다. 여전히 희망은 보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이처럼 신카이 마코토의 주인공 및 두 남녀들은 그들이 원하던 무엇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너의 이름은>에서도 신카이 마코토는 그런 식의 엔딩을 보여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완전 친절한 해피 엔딩. 해피 엔딩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하고, 저도 마음 속으론 그 둘이 이어지길 바랬지만, 신카이 마코토는 그 둘을 만나지 않게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신카이 마코토가 보여온 작품 세계니까요.


그런데 제 예상과 달리 둘은 이어졌고,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여운, 그러니까 주인공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게 함으로 써 얻게되는 그 특유의 여운은 이 <너의 이름은>에선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시원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느낌이랄까? 그 둘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더 짠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대중성

신카이 마코토가 좀 더 대중성있는 애니를 만드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해피엔딩으로 극을 마무리 한 게 아닐까 싶은거지요. 신카이 마코토가 대중을 신경쓰기 시작했다면 비극은 옵션이 되기 어렵습니다. 대중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해피 엔딩 혹은 오픈 엔딩이 옵션이 될 수 있겠죠.

 


대중을 신경써서인지 아닌지 작가의 정확한 의도는 작가만이 알테지만, <너의 이름은>에서의 캐릭터들은 과거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의 등장했던 인물들에 비해 이뻐지고 잘생겨졌습니다. 이것도 신카이 마코토의 변화로 꼽을 수 있고, 저는 이 역시 대중을 신경쓰기 시작한 신카이 마코토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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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신카이 마코토가 연애를 시작했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은 해봅니다. 작가의 연애전선은 작품에 심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2006년에 서영은씨는 김진오씨를 만난 뒤에 갑자기(?) 음악들이 러블리해졌고, <패닉>의 이적이 결혼한 후, <패닉>에 있던 파격적인 메세지나 음색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이적은 그 빈자리를 솔로 앨범이나 <패닉> 앨범에서 <다행이다>, <로시난테> 같은 따뜻한 음악들로 채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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