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려고 했다. 마지막까지 버티려고 했는데, 2011년 late 맥북프로로 파이널 컷프로7를 돌리다가 노답이라는 걸 깨달았다. 1080p형식의 3분도 안되는 클립을 렌더링하는데 무슨 1시간이 걸리나. 비슷한 클립들을 계속해서 써야할텐데 그럼 그때마다 1시간씩 작업이 멈추게되고, 또 그만큼 작업이 늦어진다. 720p짜리로 다시 시도해보긴 할 것 같은데, 작업 시간이 크게 단축될 거란 기대는 되지 않는다.
맥북프로 터치바를 리셀러샵에서 만져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놈의 전에 없던 스페이스 그레이 몸체가 아니라 파컷을 키고 영상 클립들을 훑어봤을 때 영상들이 아무런 버퍼링도 없이 스무스하게 재생되었다는 거다. 내 맥북프로는 영상 클립을 import 한 뒤 재생할라치면 기본으로 5초가 소모되고, 그것을 타임라인에 넣고 렌더링을 하자면 또 몇 십분을 잡아먹는다. 맥북프로가 '프로'로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한 때는 이걸로 영화 편집도 했었는데 당시에 쓰던 영상 소스가 품질이 낮아서 잘 썼던건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그냥 오래되서 느려진건가? 대강 2011년 말에 나온 놈을 중고로 사서 2012년 초부터 썼으니 2017년인 지금 5~6년 째 쓰고 있다. 포맷을 하면 개선되려나?
막상 포맷을 하기도 애매한 게, 지금까지 영상편집을 이놈으로 했었어서 포맷을 해서 파이널컷프로를 지우게 되면 편집파일들이 다 날라가게 된다. 지금까지 영화 편집했던 놈들의 소스는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파컷이 어디에 어떤 소스가 있는 지 기억못하게 되면 사실상 처음부터 편집을 해야된다. 그런데 이것도 고민할 거리가 안되는 것도 같은 것이, 해당 영화나 영화 편집 파일들은 막상 편집을 마친 뒤에는 쳐다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볼 일은 없을 것 같기 때문. 아, 집착이여. 마지막으로 편집해두고 유튭에 업로드한 뒤 깔끔하게 다 포맷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2017년형 맥북프로가 언제 나올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몇 년만에 리프레시된 2016년 맥북프로 터치바는 2016년 10월 28일에 나왔고 카비레이크를 탑재한, 혹은 32기가 램을 탑재한 맥북프로는 루머만 무성하다. 빨라도 7월이나 10월쯤에 나오고, 늦으면 내년 초에나 출시될 것 같다. 그냥 지금 사버리는 게 멘탈건강상 좋을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