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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Dec 13. 2017

언론사들은 왜 네이버에서 떠나려하는가?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인들은 어떻게 뉴스를 소비하는 지 이야기해보자. 한국인들 대부분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 즉, 언론사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오늘 나온 뉴스'를 훑어보는 사람들보다는 궁금한 게 생겼을 때 포털에 들어가서 키워드를 통해 뉴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포털 중에서도 압도적인 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네이버고, 그 다음이 다음(DAUM)이다. 즉, 한국인들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가장 많은 뉴스 소비를 한다.



포털로서 네이버나 다음이 가지는 힘이 워낙 크다보니 네이버에 의해 언론사의 운명이 결정날 수도 있다는 말은 과장된 게 아니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에서 특정 언론사를 보여주지 않으면 그 언론사는 트래픽을 통한 광고 수익을 얻기 힘들어진다. 네이버에서 버려지면 광고주에게도 버려진다. 왜? 네이버를 통한 트래픽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기 떄문이다. 네이버의 검색 엔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언론사가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는 언론 환경이 구축되어있는 것이다. 네이버에서 검색되지 않아도 다음이 있지 않냐고? 아니다. 일단, 다음은 네이버에 비하면 방문자가 턱없이 적다. 그리고 네이버와 다음의 방문자수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네이버에서 퇴출된 언론사들은 동시에 다음에서도 퇴출된다. 두 포털이 모드 같은 잣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는 조직이 있다. 이 위원회는 30명으로 구성된다. 15개의 단체가 2명씩 추천하여 30명이 구성되는데 그 15개 단체들은 아래와 같다.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언론인권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한국YMCA연합회(미디어오늘)

30명의 사람들이 "포털에서 이 언론사는 퇴출하자"라고 결정내리면 그 순간부터 언론사는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2017년 11월 3일,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민중의 소리와 한국일보 계열의 코리아타임스 등의 매체를 포털에서 퇴출시켰고, 그 결과 지금 네이버와 다음에서 해당 언론사들의 기사들은 검색되지 않는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는 조직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를 다루는 방식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뉴스제휴평가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면 비판받을 여지가 생긴다. 자기들은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뉴스나 뉴스 제공사들을 평가해서 검색에 반영하거나 메인 페이지(naver.com)를 구성했는데 실제 결과는 전혀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애초에 특정 언론사를 위해 편파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의심은 완전히 합리적인 것으로 판명이 낫다. 네이버가 청탁을 받고 기사를 숨겼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엠스플뉴스


위 문자는 프로축구연맹의 김 팀장이 네이버의 금 이사에게 보낸 것이다. 네이버가 청탁받고 언론 배치를 불공정하게 했다는 것은 2017년 10월에야 밝혀진 것이고, 해당 문자는 2016년 10월 3일에 이루어졌다. 그 전에도 청탁이 이루어진 지에 대해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을 해볼 수 있다. 나는 의심한다. 네이버가 그 전에도 특정 조직의 요청을 들어주며 불공정하게 뉴스 배치를 조작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이런 의심이 가능한 이유는 첫째, 2016년 10월의 청탁이 2017년 10월 20일, 엠스플뉴스에 의해 고발되기 전에 네이버는 해당 청탁에 대해 먼저 '우리가 이런 일을 저질렀습니다'하면서 자백을 하지 않았다. 건이 너무도 명백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네이버가 고발되기 전까지는 입을 꾹 다물었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는 고발되지 않은, 공개되지 않은, 걸리지 않은 또다른 청탁-수행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강화해준다.


둘째, 문자를 보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하는데, 이는 청탁이 적어도 1회 이상은 있어왔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셋째, 금씨 성을 가진 네이버의 이사가 "약쟁이 박태환 기사 올리지마!"라고 했으며 그 말이 실제 뉴스 배치에 영향을 줬다는 것은 네이버의 직원, 즉 사람이 건 바이 건으로 뉴스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이 이토록 간단히 개입할 수 있다는 건 공정성이 언제든지 침해될 수 있다는 의미다.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구글의 뉴스 검색 알고리즘이 '완벽하게 공정한 시스템'이라 할 수는 없을지라도, 사람에 비하자면 공정하고 오염될 가능성이 낮다. 


손고리즘

화면 배치를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이 직접하는 것을 업계 내에서는 "손고리즘"이라고 부른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손고리즘은 이과의 일이 아니고 문과의 일이다. 개발자의 역량이 없어도 할 수 있으며 개발자의 역량과는 다른 종류의 역량이 필요하다. 


포털은 대부분 손고리즘으로 메인 화면을 배치한다. 사람이 직접하는 이유는 그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포털에 방문하는 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그 감을 익히고 있는 운영자-사람들은 대중의 취향을 뒤늦게 학습하는 기계보다 우월하다. 경력이 길면 길수록 운영자들의 배치는 더 효과를 발휘한다. 포털은 손고리즘을 통해 기사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를 배치함에 있어 클릭을 더 효과적으로 유도한다. 그리고 손고리즘으로 화면을 배치하기 때문에 "약쟁이 박태환 기사 올리지마"라고 할 때 그 말이 더욱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애초에 등장한 이유를 말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위원회는 2015년 10월에 출범했는데, 이는 언론사들의 포탈에 대한 불신을 잠식시키기 위한 네이버와 다음이 마련한 나름의 진정제였다. (제휴평가위원회 전에 네이버가 언론사들에게 제공한 진정제는 뉴스스탠드라는 서비스고, 그 전에는 뉴스캐스트라는 게 있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소속되지 않은 자들로 구성되게 했고 그 덕에 포털 검색에서 뉴스 검색 결과의 질은 이제 위원회에 넘어갔다. 위원회에 공을 던져놨으니 포털은 특정 언론사를 검색에 넣건 빼건 간에, 그 책임에서 보다 가벼워질 수 있다. 우리는 위원회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다, 라고 하면 되니까. 


구글-유튜브

제휴위원회가 있건 없건 간에, 손고리즘을 하건 안하건 간에, 언론사는 포털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한다. 안정적인 토대 위에서 장사하고 싶어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니까. 최근에 이 움직임이 도드라지고 있어서 이를 '탈포털'이라 일컫기도 한다. 미디어오늘도 이에 대해 기사를 하나 썼었다.


포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언론사들의 출구 전략은 꽤나 다양하다. 유료 구독 모델을 만들어서 일정 비용을 지불한 회원에게만 완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독자들의 후원을 통해 언론사의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도 한다. 이렇게되면 광고에 의존하지 않으니 포털을 통해 유입되는 트래픽에 목을 맬 필요도 없다.



포털 외에 다른 시스템을 통해 뉴스를 공급하는 솔루션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구글이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뉴스 공급처로서 네이버에게 구글의 가장 위협적인 서비스는 Youtube(이하 유튜브)다. 구글이 텍스트를 통해 동영상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엔진이라면, 유튜브는 텍스트를 통해 동영상을 검색해주는 서비스다. 유튜브 이용자는 해가 갈 수록 늘어가고 있는데, 언론 분야에 있어서 더 중요한 데이터는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유튜브가 뉴스 공급처로 여겨지게끔 만든 일등공신은 JTBC다. 그리고 JTBC가 유튜브에서 최대 구독자를 확보한 언론사가 되게끔 만들어준 것 역시 구글-유튜브다. 두 거대한 기업의 이해관계는 정확하게 일치했다. JTBC는 그 어느 언론사보다도 뉴미디어에 관심이 많고, 꾸준히 연구를 하는 한국의 거의 유일한 언론사다. 


뉴미디어를 지배하는 건 텍스트가 아닌 동영상이다. 그렇다고 뉴미디어에서 텍스트가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텍스트는 단순 텍스트가 아닌 새로운 형식으로 존재한다. 이미지 안에서 큼지막하게 등장하거나, 동영상에서 사건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이미지 역시 뉴미디어에서는 그저 이미지로 존재하지 않고 동영상 안으로 포섭된다. 이미지 다섯 장은 프레임 단위로 편집될 때 더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아래를 동영상은 '텍스트'도 아니고 '이미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카메라로 촬영된 클립으로만 이루어진 '동영상'도 아니다.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가 뉴스로서 공급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JTBC는 동영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유튜브는 JTBC를 통해 뉴스 플랫폼으로서 유튜브를 브랜딩하려 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 JTBC 채널은 유튜브에서 52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하는 언론사들의 교과서가 되었다. 한국 언론사들은 JTBC만 따라해도 중간을 갈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JTBC 외에도 YTN 역시 유튜브에서는 성공적인 언론사 중 하나다. YTN은 현재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24/7 자사의 채널을 유튜브로 송출한다. 이렇게 하면 YTN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자체 동영상 플레이어를 만들 비용이 굳고, 동영상 원활히 송출하거나 저장할 서버를 구축할 비용도 굳는다. 더 큰 건 따로 있다. 유튜브에 베이스를 트면 자동으로 수많은 유튜브 이용자들이 타겟이 되고, 그 이용자들은 뉴스 공급처로서 YTN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검색할 때 뜬다는 건 꽤나 크다.


더 나아가 유튜브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속보를 진행할 때 유튜브 메인에 뜨기도 한다. 구글-유튜브는 이미 강자이지만, 뉴스 플랫폼으로서도 지분을 넓히려하고 있다. 파트너들에게 필요한 서비스, 필요할지도 모르는 서비스를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네이버도 뒤늦게 네이버TV라는 걸 만들어서 경쟁을 해보려하는데, 멀찍이서 보기엔 여의치 않다. 네이버 TV에서 JTBC 채널의 구독자는 형편 없다. 아래를 보자.


또, YTN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유튜브에서 실시간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데, 네이버TV에서는 라이브를 돌리고 있지 않다.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유튜브에서 38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YTN이 정작 네이버TV에서는 1만명은 커녕 3천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채널도 없다. 구독자를 확보하지 못한 게 언론사들의 잘못일까? 더 열심히, 잘 할 수도 있었는데, 실패해서 언론사들의 구독자를 확보하지 못한 걸까? 


필자의 생각은 살짝 다르다. 네이버TV는 지금 언론사가 베이스를 트기에 그다지 매력적인 판이 아니다. 여기서 도 또 손고리즘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네이버TV의 메인 화면은 아래와 같다. (방금 찍었다)



주의. 여기서부터는 필자의 가설이다. 필자는 이 네이버TV의 메인 페이지 역시 손고리즘에 의해 구성된다는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지금까지 네이버TV를 보면서 지금 메인에 뜨는 동영상과 관련된 동영상을 1도 본 적이 없다. SL사회복지연구소는 왜 뜨는 지도 모르겠고, 인간극장도 뜬금없기는 마찬가지다. 스트레이 키즈는 또 누군가? 정말 가끔 네이버 TV에 들어가면 주로 보는 것은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는 알리 동영상 뿐이다. 그런데 알리는 안보이고 최근 방영하고 있는 신서유기 외전(강식당)이 뜬다. 이러니 손고리즘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튜브의 메인 화면은 유저가 지금까지 본 동영상을 기반으로 메인 화면이 결정된다. 아래는 필자가 유튜브에 들어갈 시에 뜨는 메인화면이다.




요즘 필자는 <따효니>라는 채널이 업로드하는 하스스톤 동영상을 자주 본다. 그래서인지 유튜브가 가장 큰 부피로 보여주는 것은 <따효니>의 동영상이다. 한달 전에는 <Bob Ross> 채널의 동영상을 자주 봤었는데, 그 때는 밥 아저씨의 동영상이 유튜브 메인에 가득했었다. 아래를 봐도 내가 지금까지 감상한 동영상과 관련있는 동영상이 떠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독하고 챙겨보는 <haha ha>의 최신 동영상이 띄어져있고, 고양이를 자주 봐서인지, 처음 보는 채널의 고양이 동영상도 메인이 보여주고 있다. 매주 챙겨보는 <거의 없다> 채널의 라이브도 떠있다. 내가 만약 <JTBC>와 <YTN>의 채널을 구독했다면 그 채널들의 라이브 역시 메인에 떴을 것이다.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굳이 끄적였는데, 하고 싶은 말은 유튜브에는 손고리즘이 없다는 것.


손고리즘이 없다는 말은, 알고리즘으로 서비스가 운영된다는 말과 통한다. 즉, 서비스 운영 주체가 동영상 공급자 모두에게 가능한한 공정한 판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유튜브가 애초에 만들어졌을 때 지향하는 가치와도 닿는다. 


손고리즘이 지배적인 서비스에 베이스를 튼다고 할 때, 뉴스 제공자측에서는 비용이 발생한다. 메인에 띄우기 위해서 포털과 딜을 해야할 것이고, 그 비용은 고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러 방송사가 모두 메인에 띄우려고하면 메인의 단가는 필연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 광고 수익의 지분을 두고 딜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반면, 유튜브는 알고리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런 비용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채널을 잘 꾸리고, 구독자들이 좋아하게 만들면 나머지는 알고리즘이 알아서한다. 굳이 서비스 제공사와 '딜'을 할 필요가 없고, '딜'을 위해 직원을 투입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거 할 바에는 동영상 하나를 더 만드는 게 나으니까. 


뉴스 공급자 입장에서 주로 글을 전개하기는 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도 뉴스 플랫폼으로는 유튜브가 더욱 매력적이다. 내가 자주 보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메인 화면을 구성해주기 때문에 뉴스를 자주 본다면 뉴스를 메인에 띄워주기 때문이다. 유튜브로 뉴스만 보는 사람에게 유튜뷰는 훌륭한 뉴스 플랫폼이 되고, 유튜브로 게임 방송만 보는 사람에게 유튜브는 훌륭한 게임 방송 플랫폼이 된다. 그런데 네이버TV는 유저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떠먹여준다. 굳이 네이버TV를 이용할 이유가 없게 된다.


채널을 구독해도 마찬가지다. 네이버TV는 구독 채널과 무관하게 메인 화면을 구성하지만, 유튜브는 내 구독 정보를 바탕으로 메인을 띄워준다. 내가 뉴스 채널을 구독했다면, 뉴스 라이브가 내 메인에 떴을 것이지만, 네이버TV에서 그런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유튜브는 여기에 더해 1만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에 한해 커뮤니티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론사들은 여기에 이제 뉴스를 공유할 수도 있고, 구독자들과 소통을 할 수도 있다. 


구글은 그것을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탈포털을 꿈꾸는 언론사에 더없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고, 이는 포털에 종속되고 싶어하지 않는 언론사들에게는 더 없는 기회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하기에, 네이버는 이것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이어 또 언론사에게 제공한 서비스가 있다. 네이버 채널이라는 서비스다. 필자는 이 서비스가 제대로 흥하지도 못하고 망할 거라 생각한다. 애초에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흥하게 만들 생각도 없어 보인다. 그 증거는 꽤나 많다.


웹상, 모바일상에서 네이버 검색 엔진에 '채널'이라 쳐도 네이버 채널은 뜨지 않는다. '네이버 채널'이라 쳐도 네이버 채널에서 자기들 언론사를 구독해달라는 언론사들의 게시물들만 검색된다. 그 게시물로 들어가서 링크를 클릭해야 우리는 비로소 네이버 채널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공간에 진입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모바일 네이버 앱으로 네이버를 키면 채널은 뜬다. 일단 여기에서 이 서비스의 한계가 도드라진다. 오로지 모바일만을 위한 서비스라는 것. 그리고 채널의 위치는 스마트폰 화면의 저 아래에 있는데, 정작 손고리즘에 의한 뉴스는 제일 위에 미리 떡하니 올라와있다. '채널'을 보기위해 스크롤을 내리는 유저가 많아야 흥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런데 딱히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을 거다. 왜? 불편하니까. 네이버는 지금 채널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지 공개도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애초에 실력으로 흥했다기보다는, 타회사가 망하면서 흥해온 역사를 가진다. 야후가 망하고 다음의 한메일이 망하면서(?) 1등 포털로서의 지위를 획득했다. 다른 회사들에 이슈 생길 때 큰 이슈 안생기고 버틴 걸 실력이라면 실력이랄 수도 있겠다만, 1등에 버금가는 서비스 기획 능력을 보여준 적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고, 그 자본력으로 중소업체들을 살리는 판을 구성했는가하면 그렇지 않다. 

이 화면은 대한민국 1등 포털 네이버의 실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콘텐츠를 다루는 네이버의 태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유튜브의 대항마로 내놓은 네이버TV인데, 정작 허들은 겁나게 높혀놓고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어놨다. 네이버가 네이버했다고 평가할 수 밖에. 경쟁 상대가 없었다면 지금의 네이버(naver.com)처럼 반독점을 기반으로 네이버TV가 흥했을지도 모르겠다만, 경쟁 상대가 있을 때는 꽤나 빠르게 그 빛을 잃는다. 유튜브는 구글의 검색 엔진이 없어도 조횟수가 나올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TV가 네이버 포털 없이 흥할 수 있을까? 네이버. 이게 네이버 서비스의 근본적인 한계다. 본인들 서비스조차 포털에 의존해서 연명할 수 밖에 없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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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몇 통 받는다고 뉴스 배치 바꾸는 애들한테 뭘 바라냐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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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캡쳐라는 프로그램을 잘 만든긴 했다.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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