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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an 10. 2018

조선비즈 박정엽 기자의 징징거림에 관하여


한 명의 기자로서, 글을 쓰는 글쟁이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얻었을 때 시민이자 글쟁이, 기자로서 느끼는 현 사회의 문제와 관련하여 그 모든 이들을 대표해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질 법도 하다.


그런데 이 귀한 기회를 얻은 조선비즈의 박정엽 기자는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문재인 너네 지지자들 때문에 내가 너무 힘든데 방법이 없겠냐?라는 질문 아닌 질문. (실제로 한 말을 보고 싶으면 이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박정엽 기자는 이 귀한 시간을 자신의 x도 아닌 고충을 토로하는데 썼다. 조선일보의 간 장 두 종지가 떠오른다면 그건 우연이 아니다. 공적인 지면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같으니까. 


한국 기자들은 애초에 질문 못하기로 유명하기는 하다. 일단 질문 자체를 안하기로 유명하고, 질문을 해도 허접스런 질문을 하기로 유명하다. 이 유명세에 도움을 준 건 다름 아닌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다. 어떤 자리에서 오바마는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줬으나 어떤 기자도 그 기회를 잡지 않았고, 또다른 자리에서 한 기자는 용기를 내어 박근혜와 오바마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두 분이 정말 정이 들었는 지 그것도 알고 싶습니다."



조선비즈 박정엽 기자 이전에도 문재인한테 '지지자들 컨트롤좀 해라'라는 식으로 말했던 사람이 있었다. 안철수. 재밌는 발상이다. 지지받는 사람이 지자들에게 '뭐뭐 해라'하면 지지자들이 '그래!'하면서 할 거라는 거니까. 이런 맥락 안에서 지지자들에겐 아무런 인격이 없다. 그저 줏대없이 이끌려다니는 빠일 뿐. 


기자라는 사람이 욕 좀 먹는다고 욕을 안먹으면 "편하게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대통령에게 말하는 순간 느껴진 건 그의 공감력 결여다. 욕을 먹으면 왜 욕을 먹는 지 그 이유를 추적해나가는 것이 기자의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싶은데, 이 양반은 그런 거 없다. 욕 먹으니 아프고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억울하다는 식이다. 


안철수와 박정엽이 같은 이슈에 동일하게 대응한 이유는 자신이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무근본의 이데올로기를 채택한 채로 기자나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 자들-반성 능력이 없는 자들은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비판을 비판으로 듣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판을 비판으로 들으려면 상대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럴 의지도 능력도 희박하니까.


여기서 나타나는 공감력 결여는 박정엽이나 안철수라는 개인의 멘탈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을 비판하는 대다수는 일반 대중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남달리 특별하다고 믿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과 급이 되지 않다고 여기는 일반 대중을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대중은 가르치고 이끌고 계몽해야할 대상이지 이해할 대상은 아닐테니까. 박근혜의 탄핵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이끌었다는 안철수 등의 주장에 국민이라는 주체가 빠져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언론 혐오가 그 어느 때보다 드높은 요즘이다. 그런데 언론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욕을 먹는 지 모르고 있고, 이해할 생각도 없어보인다. 좌우를 막론하고 그저 억울하다면서 지지자들 욕하면서 징징거리기 바쁘다. 이 글에서는 조선비즈가 언급되었지만, 한겨레라고 다르고 경향이라고 다를까. 아직도 "덤벼라 문빠"로 저널리즘하려했던 양반의 이름이 선한데 말이지. 아, 이렇게 보니까 박정엽 기자가 언론을 대표해 질문을 던진 거 같기도 하다. 착한 질문이었네. 고멘나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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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받아 본 적이 없어서 지지자들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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