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무산"에 관하여.
이상화의 은메달을 두고 "무산"이라는 단어를 쓰는 언론들이 있다. 한편, 이번 그의 결과를 두고 "3회 연속 메달", 이라는 표현을 쓰는 언론사들도 있다.
애매하게 표현한 언론사들도 있다. 한겨레는 "올림픽 3연패 놓쳤지만 값진 은메달"이라 표현하고, 경향은 "역사적인 올림픽 3연패가 무산돼 실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왔지만, 선수로 마지막 무대를 마친 것을 스스로 위로하는 눈물이었다."라 썼다.
"무산"이라는 단어를 쓰는 언론사들은 사용하는 어휘만 보자면 언뜻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것 같다. 금색깔이 아닌 메달을 받으면 '실패'로 취급하니까. <위플래쉬>의 그 대머리 아저씨가 떠오른달까.
물론 아니다. 얘네는 그냥 금메달밖에 모르는 바보들일 뿐.
1위를 하지 못하는 자를 '실패자'로 규정하는 듯한 어휘 사용을 하는 언론사는 노컷뉴스, 동아일보, 매경, 뉴스1, 뉴시스, 뉴데일리 등이다. 듣보 언론사들도 "무산"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한다. 톡톡티비라던가 스포티비뉴스라던가. 듣보 아니라고? 내가 모르면 듣보임 ㅇㅇ
이들은 우리가 설에 흔히 만나는 친척-꼰대들과 상당히 닮아 있다. 평소에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결과값에 온갖 비평을 해댄다. 그 말을 듣는 자가 어떤 기분일지는 조금의 관심도 없고, 공감할 능력도 없다. 그들의 가열찬 비평은 딱히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 말을 직접 듣는 자에게나, 옆에서 주워듣는 자에게나, 이 사회에나.
최악은 노컷뉴스 임종률 기자가 만들지 않았나 싶다. 종교계열 신문사 아니랄까봐 신을 가져왔다. 신이 이상화에게서 무릎을 가져가고 고다이라에게 전성기를 줬댄다. 신이 애초에 설칠거였으면 선수들은 뭐하러 훈련하고 경기를 뛰었나 궁금해진다.
이런 기사를 쓰는 사람들도 그 경기를 보고 기사를 쓸텐데, 선수들의 표정을 보고도 이런 걸 어떻게 쓸 수 있는 지를 모르겠다. 아. 미리 기사 2개를 써놓을 수도 있겠구나. 이상화가 금을 땄다면 노컷뉴스는 다른 기사를 냈을지도 모르겠다.
"神이 금메달이 있으라 하시니 금메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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