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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06. 2015

기업들의 급여 비공개는 어떻게 혼란을 만드는가?

메르스 발원 병원, 비공개

메르스가 터졌을 때 박근혜 정부는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가 발발했는 지 밝히지 않음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은 멀쩡한 병원에도 발길을 끊었다. 이는 환자들의 치료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나았으며, 멀쩡한 병원들이 영업을 하지못하게끔 방해했다. 하지만 메르스가 발생한 병원을 애초에 공개했다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기업들의 급여, 비공개

기업들이 채용공고를 내면서 급여를 공개하지 않으면, 공개되지 않은 '실제 급여'에 만족하지 않는 이들과 만족하는 이들 모두가 해당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된다. 만족하지 않는 이가 회사에 들어간 뒤에 급여를 알게되서 퇴사를 한다면 이는 회사의 손해다. 또한 그 손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회사의 급여에 만족하는 이가 탈락했다면 이 역시 회사의 손해다.


대부분 기업들이 마치 짠듯이 급여에 '회사내규에 따름'이라는 문구를 달고 있다.


또한, 지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도 급여가 공개되지 않으면 자신이 만족하지 못할 급여를 줄 회사에게'도' 지원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왜냐하면, 급여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 간의 급여 차이를 알 수 없고 정보부족으로 인해 모든 기업들이 '동일'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급여 정보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들에게 기업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뉠 뿐이다. 얼마나 허접하고 애매한 분류법인가. 이 분류법이 왜 허접하냐면, 대기업이라고 반드시 중소기업보다 더 많은 급여를 준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론 그럴 것 같지만 이러한 상식도 '급여의 비공개주의'가 만연한 상태에선 진실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


매력적인 여성의 남친 유무 여부

이해하기 쉽게 연애 이야기를 해볼까? 한 매력적인 여성이 있는데 그 여성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것이 알려진 경우, 많은 이들(A)은 그 여성에게 눈독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A를 제외한 몇몇(B)은 남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접근할 것이다.



하지만 그 여성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경우, A와 B 모두가 그 여성에게 접근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앞서서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이대는 이들'(B)을 "골키퍼가 있는데 골이 들어가냐"라며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A) 조차 정보가 비공개일 때는 접근을 한다는 것에 있다. 즉, 정보가 공개일 때는 B만이 애인있는 여성에게 접근하지만, 정보가 비공개일 때는 A와 B가 모두 애인있는 여성에게 접근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는 도중에 A가 그 여성에게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그 때는 정보가 공개가 되었으므로 최초에 예를 들었던 것처럼 그 여성에게 접근하는 것은 오직 B일 것이다. 하지만 정보가 공개되기 까지 A가 낭비한 시간은 누가 보상해줄까?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가 발생한다.


기업들이 급여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

기업들이 급여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혼란을 틈타서 '더 나은 지원자'를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정보가 비공개이기 때문에 연봉 5천만원에 만족하는 사람도 연봉 3천만원을 주는 기업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가 공개된다면 연봉 5천만원에 만족하는 사람은 연봉 3천만원을 주는 기업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봉 5천만원에 만족하는 사람이 능력을 인정받아서 채용이 된다고 한들, 그 사람이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그 사람이 회사를 나간다면 회사는 채용을 위해 투자했던 자금과 그를 교육했던 자금 모두를 손해보게 된다. 하지만 채용 시에 급여 정보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이런 손해는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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