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선 스타벅스의 와이파이가 어떻게 고객들이 와이파이를 이용하게끔 하는 지, 그리고 토익 시험지가 어떻게 시험자에게 설문지를 완성하게 하는 지를 다룰 생각이다.
스타벅스의 와이파이- 묻기
당신이 스타벅스에 들어서서 노트북을 열고 와이파이를 연결하려한다면 전면에 창이 하나 뜰 것이다. 스타벅스는 묻는다. "스타벅스 와이파이를 이용하시겠습니까?" 여기에서 '묻기'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스타벅스가 '묻기'를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스타벅스의 와이파이가 아니라 (연결이 된다면) 다른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묻기'를 함으로써 여러분은 일단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고객들 입장에서 스타벅스 와이파이를 써도 딱히 손해볼 건 없기에 대부분 스타벅스 와이파이를 쓴다는 것에 동의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타벅스의 와이파이- 필수정보와 선택정보
여기에서 주의깊게 봐야하는 지점은 스타벅스가 필수정보와 선택정보를 나눠놨다는 것이다. 이것이 스타벅스의 자발적인 선택인지, 법적인 강제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경향을 따르는 것으로 보아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것은 이렇게 칸을 나누며 구분을 함으로써 고객들은 필수정보만을 이용해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필수정보와 선택정보를 구분하지 않았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성명'과 '이메일' 이외의 정보들도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모두 입력했을 것이다. 토익 시험지에 대해 썰을 풀면 내가 어떤 말을 하는 지 좀 더 감이 올 거라 생각한다. 끝까지 따라와보시라.
토익답안지- "필수정보"와 "선택정보"를 구분해놓지 않는다.
토익답안지는 답안지치고는 많은 것을 요구한다. 토익 시험에 있어 아마 "필수정보"는 이름과 수험번호, 시험고사장일 것이다. 그런데 YBM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시험지에 설문지를 넣는다. 그 설문지는 수험자에게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학생이라면 전공은 무엇인지, 직장인이라면 분야가 어디인지 등등을 캐묻는다. 그리고 영어를 공부한 지는 얼마나 됐는지, 영어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영어에 있어서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중) 등을 묻는다. 하지만 답안지 어디에도 "선택정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으며 "이 정보는 입력하지 않아도 시험을 보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문구도 없다.
때문에 수험자는 해당 설문지를 모두 체크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입력해야합니다"라는 말도 없긴 하지만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도 없기 때문에 4~5만원하는 시험을 날리지 않기 위해서 수험자는 안전한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해가 안되는 건, 한자도 적게끔한다는 거. 토익을 접수할 때 개인정보는 모두 입력을 했으니, '수험번호'만 가지고도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 그런데 YBM은 과도한 정보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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