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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09. 2020

간헐적 박현우 3월 23일(월)

간헐적 박현우 3월 23일자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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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이란 무엇인가?


n번방에 다시 불이 붙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이슈가 됐었는데 다시 불이 붙은 거죠. 이 방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는 저널리즘 토크쇼J 채널의 이 영상을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제 나름대로 설명을 드리자면, '갓갓'이 운영하는 n번방이 있고, 그 뒤에 '박사'(구속된 조씨)가 운영하는 박사방이 만들어졌습니다. 갓갓은 트위터에서 일탈계정을 운영하는 미성년자들에게 URL을 보내 뒤 URL을 통해 미성년자들의 개인정보를 얻어내 이것을 빌미 삼아 협박했습니다. 일탈계정, 일명 일탈계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익명 계정으로 본인의 신체를 사진 찍어 트위터에 올리는 계정을 말합니다. '갓갓'은 이런 계정에 URL을 보낸 뒤 낚시질을 하고, 신상정보를 알아낸 뒤 '너가 일탈계 운영한다는 걸 니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도 있다'면서 협박을 한 겁니다.


'박사'는 또 다릅니다. 피팅 모델을 구하는 것처럼 공지를 띄운 뒤 여성을 포섭해 영상을 찍게 했습니다. '박사'는 구청 공익요원을 시켜 여성들의 신상을 파악했다고도 하네요. 협박당한 여성들은 원치 않는 행위를 하며 동영상 촬영을 해야했습니다. 트리거 예방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강요하고 촬영했는지는 쓰지 않겠습니다.


갓갓은 n번방, 즉 1번부터 n번까지의 방을 운영했습니다. 1번 방에서 2번 방으로 가기 위해서는 현금 지불을 해야 했고, 2번 방에서 3번 방으로 가기 위해서도 현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박사는 3개의 방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20만원 방, 60만원 방, 150만원짜리 방이요. 20만원 짜리 방에는 150만원 짜리 방에 있는 자료를 올리진 않지만, 유인을 위해 피해자의 신상을 20만원 짜리 방에 공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어떤 익명의 트위터리안은 90만원 방, 120만원 방이 있다고 하고 있네요. 120만원 방에서 실제 강간 영상이나 성매매 영상들이 공유됐다고 하구요)


n번방 보도 이후


일단 보도 자체가 많이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위의 제가 링크한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3월 20일까지 기준, 지상파와 케이블의 뉴스들에서 n번방 사건은 딱 네 번 다뤄졌습니다. JTBC에서 2번, MBC, SBS에서 각각 1번 다뤘습니다. 그 외의 KBS, TV조선, 채널A, MBN 등에서는 다루지 않았다고 하네요.                


n번방을 가장 성실히 보도하고 있는 건 한겨레입니다. "텔레그램에서 퍼지는 성착취" 페이지를 만들고 꽤 많은 기사를 꽤 오랜 기간 써내고 있습니다. n번방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셔서 기사들을 정독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보도가 있은 이후에 미국의 최대 포르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에 'n번방', '박사방'이 오르내렸습니다. 양예원, 구하라, 설리 때와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진 거죠. 텔레그램에서 대량의 계정 탈퇴 러시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갓갓과 박사를 비롯해 해당 방에서 동영상을 보고, 다운받고 공유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원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n전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한다는 청원에는 163.7만 명의 청원자가 모였고, n번방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는 청원에는 234.5만명의 청원자가 모였습니다. 이 숫자는 지금도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청원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n번방 회원 전원 조사가 필요하며, 특별조사팀을 꾸려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라고 했습니다(한겨레). 정부가 영상물 삭제 및 법률 의료 상담도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반드시 수갑을 채울 거라고 말했네요(국민일보). 


유튜브 / 워크맨 일베 논란



<워크맨>은 JTBC 산하의 룰루랄라 스튜디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최근에 구독자가 400만 명을 넘기기도 했죠. 그런데 최근 일베 논란이 일면서 구독자가 20만 명이 빠졌습니다.                 


문제가 된 건 한 장면의 자막이었습니다. <부업 알바 리뷰 1편>에서 피자 박스를 접는데 "18개 노무 시작"이라는 자막이 달렸거든요. 지금도 유튜브 채널에서 <부업 알바 리뷰 1편>을 볼 수는 있지만 해당 자막은 편집된 상태입니다. 편집된 영상을 올리며 워크맨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42화 '부업 편'(3월 11일 업로드)의 문제가 된 부분은 수정 후 재업로드 조치했습니다※

 ‘워크맨’ 자막 논란에 대한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제작진에 따르면 ‘노무(勞務)'라는 자막을 사용하는 과정에 정치적 함의나 불순한 의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으며, 워크맨 제작진은 ‘일베(일간 베스트)’라는 특정 커뮤니티와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스튜디오룰루랄라는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디지털 콘텐트 제작진이 해당 자막으로 인한 파장을 예상치 못했다는 사실과 이런 상황을 야기한 관리 프로세스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관리자와 제작진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워크맨’을 기다려주신 구독자, 그리고 저희 콘텐트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노무"는 일간 베스트(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 중 하나인데, 해당 장면에서 뜬금없이 "노무"가 쓰였으니 일베 논란이 발생한 건 별로 놀라울 게 없습니다. 심지어 자막을 단 '누군가'는 이런 일이 생길 것을 미리 예비라도 한 듯이 "노무" 뒤에 한자를 쳐서 보험을 쳐뒀죠.


물론 "노무"는 일간 베스트와 무관하게 엄연히 존재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어는 아니죠. 그런데 이 힙한 콘텐츠를 쏟아내는 영상에 뜬금 없이 "노무"란 단어가 쓰였으니 시끄러워질 수 밖에요.


자막을 단 '누군가'가 "노무"가 한국의 인터넷판에서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모를리는 없습니다. <워크맨>은 그 어떤 채널보다 힙합 밈들을 영상에 녹여내고 있을 정도로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누군가(들)에 의해 제작되고 있으니까요. 특히나 자막에 있어서 <워크맨>은 그 어떤 채널보다 힙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노무"를 쓰면서 그 단어가 인터넷에서 어떤 식으로 소비되는지 몰랐다...? 구독자분들은 어찌 판단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단 전 별로 설득이 안됩니다.


제작진 중 하나인 고동완PD는 '18 개놈의 작업 시작'이라는 의미로 해당 표현을 썼다고 해명했습니다. "18개 노무 시작"의 "노무"가 '놈의'를 언어유희한 표현이라고 한 거죠. "개놈의 새끼"를 "개노무스키"로 치환해 쓰듯이 "18개 노무"를 썼다는 것. 


고동완PD가 변명만 한 건 아닙니다.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의도를 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치유제가 되어야 할 예능이 상처를 입혔다면 마땅히 고개 숙여 사 죄의 말씀을 직접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낌없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시청자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만큼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합니다."


3월 20일, 장성규는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영상). 자막은 일반적으로 '배우'가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니 여기에 추가적으로 코멘트를 붙이진 않겠습니다.


드라마 / <프렌즈> 연기



미국 드라마 <프렌즈>가 원년 멤버 구성으로 HBO Max에서 이전의 이야기에 이어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것까지 전해드렸었습니다. 그런데 방영 일정이 미뤄질 듯 합니다(nzherald). 코로나19로 인해 촬영 일정이 미뤄져서 방영 일정도 자연스럽게 뒤로 밀릴 듯 전망됩니다. 코로나 발생 전에는 5월에 방영한다고 했으니 이 뒤로 밀릴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의 코로나 상황도 딱히 진정될 기미를 안 보여서 이대로 무기한 연기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 / 오버워치 / 



- <오버워치>의 에코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딜러 캐릭터로 확인되었습니다(영상 패치노트). 짜잔형이 짜잔했네요. 생각해보면 에코는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딜러로서의 위용을 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딜러일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대라는 건 없네요.                


저는 요즘 <오버워치>는 별로 안 땡기더군요. 한 두 판하면 금방 질려서 끕니다. 그래서 <다크소울> 켜서 암령 침입해서 다른 사람들 괴롭히거나 <에이펙스 레전드> 랭크 달리는 요즘입니다. 


원래 글쓰는 지금(20일 20시)쯤에는 <동물의 숲>이 집에 도착해야 하는데, 택배사 사정으로 내일쯤 도착할 듯해서 이것도 당장은 못하고 있네요. 어떤 한국 게이머는 벌써 너구리한테 빚 다 갚았더군요. 어떤 게임이든 한국인들이 잡으면 전투적인 게임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효율좀 그만 따져라 한국인들아.


- <블러드본> Any% 스피드런 세계 기록이 24분 09초로 갱신됐습니다(Distortion2). Any% 스피드런은 게임 내의 글리치(오류)를 이용해서 엔딩을 보는 스피드런입니다. 스피드러너들이 글리치 이용하는 거 보면 리스펙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못 찾는 글리치를 찾아서 어떻게든 길을 뚫거든요. 전 <블러드본> 스피드런을 지금까지 여럿 봐왔는데 오랜만에 보니 새로운 글리치가 발견됐네요. 늑대인간한테 잡기 공격 당할 때 캐릭터 위치가 바뀌는데, 이걸 이용해 잠긴 문을 통과할 줄은...(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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