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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09. 2020

간헐적 박현우 4월 7일(화)

간헐적 박현우 4월 7일자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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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인적으로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조만간 유튜브에 동영상을 본격적으로 올려보려고 계획을 짜고 있었습니다. 뭐를 올릴까 고민하다가 요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다크소울> 관련 스토리를 영상으로 풀어야겠다는 결론을 냈죠. 이를 위해 자료 수집,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다크소울>이란 게임에는 제작사가 만든 공식 스토리가 없고, 게임 내에서도 클리어하게 스토리를 풀어주지 않습니다. 듣자하니 개발사인 프롬소프트웨어 내부에도 하나의 완성된 스크립트가 없다고 합니다. 게임에도 파편적으로 스토리가 흩어져있는데, 개발사 안에서도 그런거죠. 전체 스토리는 게임 감독 본인의 머리에만 들어있다고 하네요.


감독인 미야자키 히데타카는 H.P 러브크래프트의 광팬이면서 <얼음과 불의 노래>(1부가 <왕좌의 게임>)를 쓰고 있는 조지 R.R 마틴의 팬이기도 합니다. 이 두 작가는 독자들에게 전체 스토리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일부의 조각들만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그 이후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는 식입니다. 이들의 추종자인 미야자키 히데타카는 게임에서 이런 스토리텔링을 구현했습니다. <다크소울>, <블러드본>, <세키로>가 불친절하며 간접적인 스토리텔링이 탑재된 게임이죠("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스토리텔링").


미야자키의 게임은 특정 아이템에 적혀있는 설명이나 그 아이템이 놓인 위치, 그 아이템을 애초에 소유하고 있던 NPC, 특정 보스가 쓰는 무기, 보스가 죽을 때 내는 비명 소리, 게임의 공간 등을 통해 스토리를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간적접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기 때문에 미야자키의 게임 스토리만을 전문적으로 추측, 분석하는 게이머들도 상당합니다. 저 위에 링크한 글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스토리텔링"에도 언급되어있는 Vaatividya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게이머들이 미야자키의 게임 스토리를 분석합니다. 바티는 한 때는 구독자가 100만이었는데 지금은 155만 구독자를 찍었네요.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오면, 저도 <다크소울> 스토리 분석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자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에버노트에 원래 저장되어있던 <다크소울> 노트를 "다크소울 프롬뇌" 노트북(에버노트 저장 단위)에 모두 때려박고 인터넷에 널려있는 다양한 유저들의 추측과 근거들도 해당 노트북에 넣고 모든 관련 노트를 태그로 분류했죠. 


그러다가 2017년에 제가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발견했습니다. 2017년의 저는 2020년의 저와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더군요. IFTTT을 통해 페이스북에 쓴 글이 자동으로 에버노트에 백업되게 했던 적이 있는데 17년의 글이 발굴됐습니다. 2017년의 저는 <다크소울> 스토리를 정리하겠다며 줴치고 있더군요. 그런데 얼마 안 가 흥미를 잃었는지 글 한 편만 쓰고 말았습니다(<다크소울> 스토리: 세계관의 시작).


최근 결심한 것을 3년 전의 저도 동일하게 했다는 걸 보고는 '역시 나라는 인간은 말만 앞서는 인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자괴감이 치솟았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동영상 하나라도 뽑아보고 관두던가 하자는 식으로 결론 맺었죠. 전공은 영화 연출인데, 졸업 후에 글만 오래쓰다보니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만드는 게 어려운 것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시작 자체가 힘듭니다. 글은 노트북 펼치고 엉덩이 붙이고 존버하면 어떻게든 뽑아낼 수 있는데, 동영상은 어떻게 시작하는 게 최선인지 감을 잃었습니다(대학에서도 영화 찍는 건 곶통이었고 그지같은 것만 만들고 졸업했지만요). 


콘티나 스크립트를 먼저 만들고, 영상 소스를 확보한 뒤, 목소리를 녹음하고, 그 뒤에 소스들을 가지고 존버해서 영상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유튜브 콘텐츠는 영화랑은 또 완전히 다른지라 이런 프로세스가 합리적인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아는 방법론으로 접근해보려구요. 뭣보다 스탭을 안 구해도 된다는 게 굉장히 홀가분하네요. 비디오 에세이, 로 분류될만한 걸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Vaati 스타일도 좋지만, Alt Shift X 스타일로도 완전 만들어보고 싶네요. 기술이 후달리지만, 만들다보면 늘거라 믿습니다. <다크소울>도 죽어가면서 깨는 게임이거든요.ㅣ간헐적 박현우



4.15 총선 관련 콘텐츠 추천


이미 표심을 정하셨을 것 같지만, 선거 관련 정보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여러 채널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그것은 알기 싫다의 <데이터 센트럴>

'그것은 알기 싫다'는 팟캐스트 채널입니다. 그리고 선거철이 오면 매번 <데이터 센트럴>이라는 이름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을 다룹니다. 대부분 언론들이 선거공학적으로 줌아웃해서 큰 그림을 따질 때, 그앓싫은 줌인을 해 후보들을 살펴보는 거죠. 


대부분 언론이 정당 이야기만 하는 이유는 많은 유권자들이 사람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하기 때문일텐데, 대부분 언론이 이런 접근을 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도 이렇게 굳어진 면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데이터 센트럴>은 그알싫의 멤버들이 각각 특정 정당 혹은 무소속을 담당해서 지역별 후보들을 톺아보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팟캐스트를 총괄하는 유승균PD가 더불어민주당을 마크하고, 직원 중 하나인 윤세민이 무소속 후보들을 다루는 식입니다. 다른 당에도 마크맨들이 있구요.


오버뷰를 제외하고 지역별로 콘텐츠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쓰시는 분은 팟캐스트 앱을 통해 "그것은 알기 싫다"를 검색하시면 해당 콘텐츠를 접하실 수 있고,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시는 분은 팟빵이라는 앱을 통해서 접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유튜브 채널에도 콘텐츠는 모두 올라와있습니다(XSFM오버뷰).


민주언론시민연합 유튜브 채널

선거철이 다가오니 언론들이 폭주해서 날뛰고 있는데, 그 날뛰는 현장을 톺아주는 채널입니다. 비판만 하지는 않고, 잘해주는 언론 칭찬도 꽤 자주 하는 편입니다.


<워해머> 팬무비 <Astartes> 5화 업데이트



- 일간 박현우 구독자들한테 소개한 적이 있는 채널 Astartes에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왔습니다. <워해머>라는 게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팬무비를 제작해 올리고 있는 채널이죠. 팬무비이지만 웬만한 영화 못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워해머>를 잘 모르셔도 1화부터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각 영상은 3분도 안되는 짧은 길이인데, 임팩트가 어마무시합니다.  저도 <워해머>는 잘 모르는데, 이 시리즈보고 감동먹었었습니다.                                  


채널이 해킹당해서 빼앗기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채널은 원주인을 찾았고, 며칠 전인 4월 3일에 새로운 화인 5화가 업데이트됐습니다. 무려 7분 길이로요. 1화부터 보셔요. 
1화 보러 가기


팬무비를 언급한 김에 또 하나 추천드리겠습니다. 팬들이 만든 콘텐츠 중에 퀄리티가 좋은 건 찾기 힘든데, 그나마 또 추천드릴 수 있는 콘텐츠는 오비완 케노비와 다스베이더의 전투를 리메이크한 영상이 아닐까 합니다. 원작보다 낫습니다.

<Star Wars SC 38 Reimagined> 보러가기


- NHK의 미야자키 하야오 다큐멘터리가 무료로 공개됐습니다. 한글 자막은 없지만 영어 자막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4편으로 구성되어있고, 각 에피소드는 50분 정도 길이를 가집니다.

보러가기



NXEdge style의 에반게리온 신2호기 알파가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amiami). 이 피규어의 외형을 통해 <에반게리온: 다카포>에서 망가진 2호기가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초록색 장갑을 두르고 있다가 전투 도중 시뻘건 외형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게임 / <파이널 판타지7 RE> / 코로나19

- <파이널 판타지7 리메이크>의 웹진 리뷰들이 공개됐습니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87점으로 준수한 편입니다. 비판적인 리뷰어들은 주로 변경된, 산만한 스토리를 지적합니다. <킹덤 하츠> 시리즈의 혼란한 스토리텔링이 <파판7>에 탑재됐다면서요. 전투 시스템이나 그래픽, 연출에 대한 지적은 별로 없군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준 리뷰어들도 많습니다(웹진 리뷰 확인).

                

- 닌텐도 스위치의 부가기기인 링피트로 <다크소울>을 플레이하는 모드가 나왔습니다(기사영상). 링피트를 안쪽으로 접으면 공격하고, 스쿼트를 하면 회복약인 에스트를 마십니다. 무릎을 허리까지 올려 제자리 걸음을 하면 캐릭터가 움직이구요. 움직일 때 방향을 잡는 건 아날로그 스틱을 쓰는 것 같고 구르는 건 버튼을 쓰는 것 같네요. 영상의 게이머는 회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티가 땀으로 젖었습니다.                 


<다크소울>은 워낙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 게임이다보니 다양한 기기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기타 히어로 컨트롤러로 엔딩까지 보는 유저도 있고(영상), DDR 패드로 무명왕을 잡는 유저도 있습니다(영상).                  


- 3월 30일 기사인데, 코지마 프로덕션의 직원이 코로나19에 걸려서 스튜디오가 임시로 문을 닫았습니다(VG24/7). <다크소울>을 개발하고 <엘든링>을 제작하고 있는 프롬소프트웨어 직원들의 건강이 걱정되는 요즘입니다. 아베의 미적지근한 코로나 대응 때문에 일본 창작자들의 건강이 심히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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