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박현우 5월 11일자로 배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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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년 5월 7일, 국민일보의 유영대는 단독이라며 기사를 하나 냅니다.
그냥 클럽이라고 하면 될 것을 콕집어 "게이클럽"이라고 했기에 큰 비판을 받았고, 결국 기사의 "게이 클럽"은 "유명 클럽"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뀐 제목은 위의 링크를 통해 기사를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구요. 비판이 많기는 했지만 옹호하는 세력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라는 단체는 "이태원 게이 클럽" 보도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옹호했는데, 국민일보의 백상현은 이를 기사로 올렸습니다. 정작 기사를 쓴 유영대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제목을 수정했는데 동료 백상현은 이 기사를 통해 뭘 하려는 거였을까요? 저 전통과 역사의 호모포비아들도 우릴 지지한다?
2. 유영대의 해당 기사 이후, 동성애자들, 특히 남성 동성애자들에 대한 비난이 심해졌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될지도 모르는 과정에 있었는데, 이들 때문에 코로나가 다시 한국 곳곳에 퍼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한 커뮤니티에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본인을 남성 동성애자라고 밝힌 게시자는 일부 남성 동성애자들은 '블랙'이라는 찜방을 이용하는데, 여기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관계를 맺는다고 합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이곳에 왔다면 비말감염을 통해 퍼지는 코로나19의 특성상 병이 퍼졌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했죠.
문제는 블랙 이용자는 동성애 커뮤니티 안에서도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고, 블랙 이용자 본인들 역시 이용 내역을 공개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이 시설을 이용할 때는 대부분 카드를 쓰기보다 현금을 이용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확진자가 '블랙'을 이용했다면 동선 추적이 힘들거라면서 글을 마쳤죠. 자극적인 이야기였기에 이 커뮤니티 게시글은 인터넷 사방팔방으로 퍼날라졌습니다만, 저는 동성애자들이 숨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블랙' 이용자들보다 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3.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가 퍼진 후, 서울 일대와 제주도 등에서 확진자가 증가할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고 제주도에서 127명과 접촉한 피부관리사는 후에 확진자로 판정났죠(한겨레). 한 제주도의 병원 직원은 138명과 밀접 접촉했다고 합니다(중앙).
박원순 서울시장에 따르면 이태원 관련 확진자는 전국 75명(5월 11일 07시 기준)이고 그 중 49명은 서울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4시간 뒤인 11시에 정부는 이태원 관련 확진자가 79명이라 했죠. 하루 전인 10일에는 이태원 관련 확진자가 48명이었으니 12, 13일에는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4. 병이 돌고 있는 와중에 클럽에 방문한 자들에게 잘못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이상한 것은 동성애자들에게만 유독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이 와중에도 클럽이나 헌팅포자를 들락날락하는 이성애자들이 넘치는데 말이죠.
그리고 확실한 건 비난의 화살이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겁니다. 아웃팅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진단을 받으려고 하지 않으면 코로나는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서 퍼질 수도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들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익명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하는 거구요.
박원순 시장은 4월 24일부터 5월 6일 사이에 이태원 클럽 다녀간 자들은 모두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신분 노출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다고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본인이 원하면 이름을 비워둔 채 "용산 01"과 같이 보건소별 번호를 부여하고 주소와 전화번호만 확인하겠다고 했구요. 단,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음에도 검사를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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