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결혼 23주년 기념일을 한 달 앞둔 봄날, 나는 졸혼을 했다.
6년간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고 23년을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 내가 졸혼을 결심한 건......
사랑도 뜨겁게 해 보았고, 남들처럼 아이 낳고 행복한 가정생활도 해 보았으니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보고싶었기 때문이다.
50이 되어 돌아보니,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은 남들이 원하는 삶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난 누구보다 자유롭게 살고 싶었는데, 내 삶은 주변 사람들에게 맞춰서 살아가고 있었고...
그것이 너무나 익숙해져서 50년을 그냥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맞추며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문득 나는 이렇게 살다가 죽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육아에서 벗어나고 비로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생겨서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돌아보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굳이 졸혼을 해야 할까?
그건... 나와 남편의 생각이 많이 달라서였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서였다.물론 어느 부부가 평생 사랑으로 살겠느냐만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 없이 형식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여행 가고 싶을 때 훌쩍 떠나고, 놀고 싶을 때 놀고....
이런 것들을 같이 사는 사람과 병행하기도 어렵고 매번 동의를 구하는 것도 성가신 일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게 남편은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사냐고... 너무 이기적이다’라고 했지만...
50년은 이타적으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며 살았으니 남은 인생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걸 남편에게 이해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걸 인정해주지 못한다면 우린 따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극단적이라고 해도 좋고, 이기적이고 못된 생각이라고 해도 좋다. 이제는 남이 뭐라 하건 내 맘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인간이 사용하는 가장 슬픈 말은 무엇일까? 말이든 글이든 인간의 언어 중 가장 슬픈 말은 이것이다.
“아, 그때 해볼걸!”
-미국 시인 존 그린리프 위티어[출처] Of all sad words of tongue or pen, the saddest are these; “It might have been!”
그때즘 읽었던 글처럼 “아, 그때 해볼걸!” 이란 슬픈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나와 같은 중년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그렇게 나는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