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가족이 함께 살던 집.
우리 집이 우리집이 되었다.
고향을 떠나 산 지 어느덧 20년. 이제야 고향에 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어딜 가든 구석구석 추억이 스며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고향이 시골인 것은 축복이다. 잘 바뀌지 않아 추억을 보존하고 있으니.
추억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단연 살던 집이다. 태어나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십수 년을 산 곳. 떠나고 나서도 돌아올 때마다 부모님을 뵙고 고단한 몸을 누였던. 지금은 이미 팔아버려 남의 집이 된 곳.
오랜만에 보는 고향 친구들과 공교롭게도 옛 집 앞에서 술을 마셨다. 내 추억이 담긴 그 곳이 이제는 우리집 양념통닭이 되었다. 눈앞의 통닭집 위로 양복 다림질하시던 젊은 시절의 아버지가 오버랩된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아버님이 보고 싶다.
우리 집이 우리집(통닭)이 되었다. 멀리서 보아도 손님이 많다. 사장님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지만, 장사가 잘 되어 다행이다.(2017.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