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정하는 2019년을 기원하며..

내가 보험영업을 선택한 3가지 이유

고시에 실패하고 나면, 죄책감에 더 빨리 정규직에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부모님의 말을 따라서 안정적(?) 직장에 빨리 입사를 해야 된다는 압박이 있었다. 


하지만, 몇 달간 선배들을 만나고, 책을 읽고, 고민을 충분히 한 뒤에 나는 그 압박을 찢고 나왔다. 고시 실패해서 주변에 실망을 선물한 건 죄송하지만, 그 죄책감으로 급하게 미래를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고시 준비를 결정할 때도 그랬기 때문이다. 맨날 춤추러 다니고, 군대 늦게 가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부모님이 원하는 길을 무작정 선택했었다. 그리고 약 3년의 시간을 고시생으로 지냈다. 


더 초조해졌고, 더 빨리 눈에 보이는 성과물에 에너지를 쏟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한번 더 제대로 주변을 완벽히 실망시켜야 내가 내 뜻대로 살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이 왔다. 


그리고 내 주변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영업직을 선택하게 이르렀다. 그게 2009년 여름이었다. 




내가 영업을 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일과 배움을 동시에 하고 싶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딘가에 소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회사가 자신의 가치를 대변한다. 그러다 회사가 망하면 자신도 같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다.


회사 경험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평생 회사 다니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동안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다. 


회사 다니는 동시에 내 브랜드를 키우고 나를 상품화시키는 노력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면에서 영업직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다른 직업에 비해 덜 받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 



특히 배운 것을 바로 일에 적용해서 돈을 더 벌기에도 영업이 유리하다. 실제로 영업하면서 강의 들었던 대부분의 것들은 성과를 올리는데 요긴하게 써먹었다. 




둘째로 실패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시 실패하기 전까지 나는 실패 다운 실패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었다. 성공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실패를 요리조리 피해 다녔기 때문이다. 


실패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실패를 맛보는 것이다. 실패 경험이 전무한 사람은 한 번의 큰 실패가 왔을 때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나 역시 고시에 실패했을 때, 극복이 쉽지 못했다. 나름 큰 실패에서 뭔가를 배울 여유 따위가 없었다. 


하지만 영업을 하면, 계속 작은 실패를 겪게 된다. 열 명을 만나야 계약 하나를 할 수 있을까? 숱한 실패에 도전하면서  내가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실패를 이겨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시는 한 번의 실패로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간 것처럼 휘청대고 싶지 않았다. 




셋째.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고만고만한 사람 틈에만 있는 것보다는 각계각층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내가 갇혀 있던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를 느꼈다. 사람을 만나는 데는 영업보다 좋은 직업이 없다. 


법인영업이 아닌 개인영업을 택한 것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대면영업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객과 직접 만나 계약을 이끌어내는 과정이야말로 소속이 있든 없든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이라 생각했다.


고객을 직접 만나고 설득하는 대면영업 노하우가 있어야, 내가 나중에 어떤 제품을 판매해도 굶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어떤 것이든 잘 파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보험영업이다. 


영업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제품을 팔아도 웬만큼 잘 판다. 회사 브랜드만 등에 업고 영업하는 사람은 하수다. 상품으로 어필하는 사람은 중수다. 정말 영업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을 판다. 



자신을 팔 줄 아는 사람은 창업비용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물건을 만들 필요도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공부밖에 몰랐던 샌님에겐 너무 큰 꿈이었다. 그래서 영업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영업을 배웠다. 


지금은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영업을 배우라고 말한다. 창업자의 영업 역량이 초기 성장의 전부를 결정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업자가 밑바닥부터 영업을 시작해보면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고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피하는 소극적 성공만 했던 나 같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나는 영업을 통해 나의 가치를 다시 파악할 수 있었다. 나의 가치는 ZERO(0) 또는 무한대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겐 공짜로 나의 능력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많은 혜택을 준다 해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거절한다. 


이러면, 공짜로 내 능력을 제공한다고 해도 나의 가치는 평가절하 되지 않는다. 특히 나처럼 다시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공짜로 많이 주는 마음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는 0 두 개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나의 가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공짜로 제공해도 그게 쌓이면 무한대가 된다. 영과 무한대를 넘나들며 내 가치의 선택권을 가졌던 것이 계속 균형을 맞추는 현재의 삶을 누리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타인이 평가한 나의 가치에 만족하지 마라.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결정하자.”




지금 브런치 구독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더 업데이트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제가 집필했던 아래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쓴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5365만 원, 정부지원금 모지리의 소 뒷걸음질 제0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