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나를 단련하는 시간의 끝에서

: 두려움이 사라진 자리에 피어나는 것은 성장이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살아오며 나는 수없이 두려움과 마주했다.
지리산의 어둠 속에서, 인수봉의 바위 위에서,
또 내 마음의 깊은 골짜기에서도.
그때마다 나를 괴롭힌 건,
두려움 그 자체보다 ‘두려움을 느끼는 나’를 인정하지 못했던 마음이었다.

“괜찮아, 너는 잘하고 있어.”
그 말을 가장 듣고 싶었던 사람은
사실, 나 자신이었다.


처음엔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용기란 두려움을 이겨내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길 위에서, 산 위에서, 나는 서서히 배웠다.
두려움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동반자라는 것을.

비를 맞으며 걷던 지리산의 그날,
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 위에서
내 안의 목소리를 들었다.
“괜찮아, 조금 느려도 돼.”
그 한마디가 신기하게도 나를 움직이게 했다.
그때 알았다.
두려움은 ‘멈춤’의 신호가 아니라,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라는 것을.


시간이 흘러, 지금 나는 또 다른 길 위에 서 있다.
더 이상 지리산의 능선이나 인수봉의 바위가 아니어도,
매일의 일상 속에서 나는 다시 두려움과 마주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잘할 수 있을까?’ 망설일 때,
또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주며
‘상처받지 않을까?’ 불안할 때,
그때마다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른다.

예전에는 두려움이 찾아오면 피했다.
지금은, 그 두려움을 조용히 초대한다.
차 한 잔을 내어주듯, 마음 한편에 자리를 마련한다.
그리고 묻는다.
“이번에는, 너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니?”


삶의 길에서 가장 단단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과 함께 걸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줄 아는 마음.
겁이 나도, 그래도 나아가는 마음.

그 마음이, 나를 단련시켰다.
그 마음이, 나를 이 자리까지 데려왔다.


요즘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두려워도 괜찮아.
두려움을 품고도 네가 여기까지 왔잖아.”

그리고 그 말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다.

혹시 지금 당신도 두려운가요?
시작하기 망설여지고,
다시 도전하기에 자신이 없나요?
괜찮아요.
두려움은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여전히 살아 있고, 성장하려 하기 때문이에요.


길 위의 바람이 내게 말했다.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
두려움을 품은 걸음이 가장 단단한 걸음이야.”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을 끌어안는 순간,
우리는 이미 한 걸음 성장해 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9화8화 | 감사는 가장 단단한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