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불안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완벽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마음이 숨을 쉰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요즘 나는 내 마음을 자주 들여다본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괜찮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살짝 흔들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한다.

“그래, 괜찮아. 그냥 오늘은 이런 날이구나.”


지난해 종합검진을 받았다.
익숙한 절차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결과지에 ‘재검’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몇 년 전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병원에 십 년 넘게 근무했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병원에 가는 걸 주저한다.
왜일까.
수많은 환자를 지켜봐서일까,
아니면 병원의 냉정한 공기를 너무 잘 알아서일까.

그저 검진일 뿐인데,
마음은 조용히 소용돌이쳤다.
작은 물결이 걷잡을 수 없는 파도가 되는 순간처럼.


그럴 때면 남편이 말한다.
“괜찮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작은 아들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한다.
“엄마 또 감상적이네~”

그 말에 나도 웃었다.
그러나 웃음 속에, 어쩐지 묘한 울림이 있었다.
내 마음을 들킨 소녀처럼,
괜히 눈을 피하게 되는 그런 순간.


한동안은 나이 들어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지 못하는 마음,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지만
막상 손에 쥔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문득, 내 노후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럴 때 남편이 말했다.
“무슨 그런 소릴 해.
당신은 남들이 하지 못한 걸 했잖아.
가족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무엇보다도 해보는 삶을 살아왔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조금 놓였다.
맞다. 나는 늘 두려움 속에서도 해보았고,
결국엔 그 길 위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왔다.


살다 보면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떨림,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
그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제는 그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그건 나를 지키려는 또 하나의 본능이니까.


나는 요즘, 그 감정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 또 왔구나.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왔어?”

그러면 마음은 금세 고요해진다.
마치 투정을 다 부린 아이처럼,
그 감정은 내 옆에 조용히 앉는다.


이제는 안다.
이 마음의 떨림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하는 신호였다.
그 덕분에 나는 하루를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다정히 살아간다.

햇살이 유난히 따뜻하고,
사람의 말 한마디가 고맙고,
이 숨조차도 기적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마음이 출렁일 때마다
그저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 또 삶이 나를 흔드는구나.
괜찮아, 나는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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