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용기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작고 불완전한 용기가 오히려 나를 살린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나는 언제나 겁이 많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낯선 곳에 발을 내딛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속삭였다.
“괜찮을까? 실패하면 어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해보고 만다.
그게 잘하든, 서툴든,
‘안 해본 일’ 앞에서 머뭇거리는 나를
매번 설득해 온 건 완벽한 용기가 아니었다.
그저 아주 작은, 불완전한 용기 하나였다.


얼마 전,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야, 너 블로그에 나왔더라.”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다.

“무슨 글인데?”
“인수봉 등반 이야기인데, 참가자 중에 혼잣말로 ‘할 수 있어. 넌 할 거야’ 하면서
무섭다고 울면서도 끝까지 오르던 사람이 있었다더라.
그거, 너 아니야?”

나는 웃으며 링크를 열어보았다.

글을 쓴 사람은 등반 전문가였다.
그는 그날의 한 장면을 이렇게 적고 있었다.


“그녀는 무서워서 울면서도
‘괜찮아,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끝내 놓지 않았다.
손이 떨리고 숨이 거칠었지만
결국 정상에 올랐다.”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그 글의 주인공은 바로 나였다.

나는 그때, 정말 그렇게 올랐던 것이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며,
한 발 한 발 바위를 오르고 있었다.
그 글을 읽는데 잊고 있던 장면들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손끝의 차가운 감각, 줄을 잡은 손의 떨림,
그리고 위에서 들리던 “괜찮아요, 믿고 올라오세요”라는 목소리.


그때 나는 몰랐다.
그게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를.
그저 무섭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그 두려움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용기는 두려움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품은 채 한 발 내딛는 마음이라는 걸.


나는 늘 겁이 많지만

그 겁이 있었기에 용기를 배웠다.
겁이 없다면 용기도 피어나지 않는다.


두려움이 있기에

그 한 걸음의 의미가 더 깊어진다.

살다 보면 우리는 흔들리고, 때로는 주저앉는다.


하지만 괜찮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이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일어설 줄 알고,
무서움을 견뎌본 사람만이 진짜 용기를 안다.


이제는 안다.
용기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잠시 멈춰 서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또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다.

그 불완전한 걸음이,

결국 나를 단련시켜 여기까지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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