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4화

전시는 화려했지만, 눈에 들어온 건 태도였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전시는 화려했지만, 눈에 들어온 건 태도였다

전시장을 한 바퀴 더 돌았다.

조명은 밝았고,

부스는 잘 정리되어 있었고,

제품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화려함보다는

어떤 태도에 더 눈이 갔다.


설명을 할 때의 목소리,

질문을 받을 때의 표정,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방식.


잘 준비된 말보다

조금 느려도 진심이 느껴지는 설명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어떤 부스에서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며

“이건 계속 고민 중이에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이상하게도

가장 신뢰가 갔다.


완성된 답을 내놓는 사람보다

과정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

더 강해 보였다.


강한 소상공인이라는 이름 아래

나는 그동안

‘잘하는 사람’을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성과를 내고,

말을 잘하고,

브랜드를 멋지게 꾸미는 사람.


하지만 이 전시에서 만난 사람들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자기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질문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고,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만둘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 태도가

이 전시를 지탱하고 있었다.


제품은 언젠가 바뀔 수 있다.

포장은 다시 할 수 있고,

디자인도 고칠 수 있다.


하지만 태도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루하루 현장에서 부딪히며

쌓인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시장을 나오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강한 소상공인이란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잘해지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사람들 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도.


이 전시는

그 질문을 피하지 않게 해 주었다.


화려한 전시보다

사람의 태도가 남는 시간.


아마도

이 책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그 지점에 가까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22화. 〈사람이 도시를 다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