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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금맥찾기 1주차 기록

세컨드샷부터 빛나는 나를 칭찬하며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세컨드샷부터 빛나는 나를 칭찬하며


오늘은 나를 칭찬해 주는 날이다. 평소라면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하는 일에는 익숙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에는 서툴렀다. 그러나 이번 2박 3일 파크골프 캠프는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사실 나는 골프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래전 선배가 “앞으로 골프는 필수야”라고 했을 때도 내게는 먼 이야기였다. 시간과 여건도 맞지 않았고, 무엇보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며 골프는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파크골프 캠프는 남편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다. 퇴직 후 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 것 같다. 설렘은 없었지만, 처음 제안하는 남편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서 바쁜 일정 중 시간을 내어 보기로 했다.


캠프 참가자 대부분은 골프와 파크골프 경험자였다. 나는 완전 초보였다. 골프채 잡는 법부터 배우며 어설프게 공을 쳤다. 처음에는 민망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나아졌다. 코치는 “보통 첫 티샷은 잘하지만 두 번째 샷에서 흔들리는데, 당신은 반대네요. 세컨드샷부터 잘해요”라며 3일 내내 연구 대상으로 말했다. 첫 샷만 잘하면 자질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나는 반대로 하니 이점만 잘 개선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렇게 붙은 나의 별명이 ‘세컨드’였다.


캠프 다녀와 남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대학 때 처음에는 학점이 엉망이었다가 전 학년 장학금을 받은 이야기, 취미 활동도 처음엔 어리벙벙했던 경험들을 떠올리며 서로 웃었다. 남편은 말했다. “그래도 끝까지 해냈잖아.” 그 순간 깨달았다. 그래, 나는 늘 남보다 느리지만 끝까지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산을 오를 때도, 글을 쓸 때도, 인생의 많은 장면이 그러했다.


이번 과정에서 특히 칭찬하고 싶은 것은 ‘몰입’이다. 평소 같으면 일정을 쪼개어 다른 일을 함께 하려 했겠지만, 이번에는 욕심을 내려놓고 캠프에만 충실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단체 활동에 마음을 다했다. 덕분에 낯설었던 세계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시니어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나이 듦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도 사라졌다. ‘나도 저렇게 살아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 피곤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게으름보다 나를 지킨 선택이었다. 업무에서도 나는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었다. 흥분한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후배의 어려움을 조용히 들어주며, 새로운 길로 떠나는 후배에게 밥과 커피를 사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 작은 행동들이 하루를 따뜻하게 채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잘했어. 고마워. 넌 첫걸음은 느리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야.”
그 말이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임을 느끼며, 나는 오늘도 조금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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