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할 겨를이 없네요.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게 되면서 체중이 늘어갑니다.
"아니 내가 언제 이렇게 살이 붙은 거지? 믿을 수 없어."라고 말하는 건 사실 거짓말입니다.
이건 아주 차곡차곡 쌓아온 내 노력의 결과이니까요.
고시 몇 인분과 시원한 맥주를 세 잔쯤 마시고 먹는다고 해도 단숨에 살이 찌지는 않죠.
특히 가끔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제가 살이 쪘다는 것에 대해 더 확신을 갖고 이야기해 주시는데, 그건 제 모습을 사진처럼 기억하고 있어서 더 낯설기 때문일 텐데, 저는 매일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살펴도 그 변화를 잘 알 수가 없었어요.
더는 늦지 않도록 살을 빼겠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복잡하고 꾸준한 것은 할 수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먹고 마시는 일에 서운함을 느끼자.』
저의 해답은 먹고 마시는 일에 서운함을 느낄 정도만 먹자는 것이에요.
평소처럼 마은 대로 먹지 못해 뭔가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든다면, 적당히 잘 먹은 게 되는 거죠.
제 제충이 단번에 불어난 게 아니듯 불어난 살을 걷어내는 데도 아주 천천히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 그땐 이렇게 조금만 먹어도 서운한 마음이 들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 않네 』 할 때쯤이면,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아니 언제 이렇게 살이 빠진 거지?"라고 하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