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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고 Beingo Mar 15. 2022

번아웃(2): 그냥 며칠 푹 쉬면 괜찮아질 거야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서 휴식을 취하고 어느 정도 에너지를 회복했다가 며칠 만에 다시 기분이 나빠지거나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나요?


우리는 그동안 몸이 지치고 힘들거나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그냥 며칠 좀 푹 쉬다 오면 괜찮아질 테니, 이번 주말에 연차 좀 내고 푹 쉬고 와~"라는 말을 직접 듣거나, 아니면 스스로 '좀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달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휴가나 휴식으로 몸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기분도 가라앉고, 불면증도 계속되며,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이 다시 찾아오게 됩니다.


미국에 위치한 직장 내 행동변화를 돕는 회사인 Humu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 직원들 중 71%가 한 번 이상의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원들의 62%가 업무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으며, 32%는 감정적으로 지쳤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대응으로 많은 리더들이 추가적인 휴가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회의가 없는 날을 정해서 휴식을 취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이러한 대응들은 모두 유용한 조치이지만 번아웃의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서적 지원과 직원들이 목적의식, 소속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돕지 않는 조직은 번아웃이 지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입니다. 이에 보다 건강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5가지 구체적인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불필요한 불안을 유발하지 마세요.

오후 6시에 "내일 더 이야기합시다."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오늘 수고 많았어. 그리고 내일 말할 게 있으니 회의 좀 합시다."라는 말은 누군가의 밤을 망칠 수 있습니다. 번아웃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행동과 말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불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2.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나눕니다.

명확한 목표가 없을 때 우리는 어디에 에너지를 써야 할지 몰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미친 듯이 많은 일을 쏟아내며 처리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넘어야 할 명확한 결승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필요한 휴가를 미리 계획해서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OKR이든 무슨 방법이든 좋습니다. 되도록이며 매달 각 구성원이 팀의 업무와 연결되는 목표를 세워 우선순위를 만들고,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방해될 수 있는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3. 세세하게 관리하지 마세요.

자율성의 결여는 사람들을 번아웃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과도한 관리는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리더의 영향력에도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미칩니다. 명확한 우선순위와 기대치를 설명하고 나면 직원들이 그 결승선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단, 리더는 업무가 진행될 때 질문에 답하거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학습 기회를 만드세요.

우리는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고 학습할 때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더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탈과 불필요한 이직을 방지하려면 팀에서 학습을 우선시하세요. 학습이 이뤄진 다음에는 배운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합니다.


5. 팀 내에서 연결을 촉진합니다.

동료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직원은 코로나 이전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했다고 할 가능성이 3배 더 높습니다. 직원들의 소속감을 조성하려면 팀 구성원 간에 1:1 관계를 정해서 더 강력한 유대를 구축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밖에 여러 이벤트 및 활동을 통해 팀을 더 가깝게 만들고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합니다.


외부에서 나를 돕는다 해도 결국 받아들이는 것은 나이기에 번아웃을 벗어나려면 나를 알고 나 자신을 돌봐야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면 회사 생활에 연차가 늘어나고 나이가 한 두 살씩 먹어가다 보니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원하는 반응(감사, 칭찬 등)의 횟수나 수준이 기대보다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팀원들에게 도움 되는 정보를 알려주고, 정기적으로 업무 진행과 관련된 메일을 보내도 고맙다는 답장 하나 없는 것에 살짝 실망하기도 했었죠. 가족 및 주변 지인들에게도 뭔가 도움을 주거나 감사의 선물을 했을 때도 어느 정도의 반응과 고맙다는 표현을 기대했지만 실상 별다른 반응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했어야 했는 데, 성격이 성격인지라 주는 게 즐거우면서도 늘 기대를 했던 것 같았습니다. 이런 불만이 차츰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어떤 날들은 아무와도 연락도 안 하고 만나지도 않고 사람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들이 몇 번씩 생길 때쯤, 하고 있는 일과 관련 있는 교육을 접하고 난 후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보다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나 조직에 내가 얼마나 소속감을 느끼는지, 일 뿐만 아니라 생활 저변에서 의사결정을 하며 내가 주장하거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도와 사람들과 정서적인 유대관계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발 더 깊이 있게 이해를 했을 때 예전에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채워 주지는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결국 내가 해야 하는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이후에 요리를 취미로 살리려고 했습니다. 마침 동네 아파트 상가에 작은 이탈리안 쿠킹 클래스가 있어서 이탈리아 현지인인 '레오'에게 이탈리아 가정식 요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파스타 등과 같은 이태리 요리를 자주 해보며 지금은 자칭 꽤나 잘할 정도로 요리를 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요리를 통해 타고난 성향인 사람들을 도와주는 마음과 사람들에게 인정이나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요리라는 취미를 통해 한 면만 얘기를 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나에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것 중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게 충족되는지 아니면 충족이 되지 않아 불만이거나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 제공되거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내가 느끼지 못하고,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해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번아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나 욕구불만인 상태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출처: 

https://www.nextleading.co.kr/pages/blog

MITSloan Management Review(내용) / unsplash(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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