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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Nov 27. 2015

Everything Happens To Me...

하필이면 왜 나에게...

왜 그런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 다 마찬가지겠지? 이런 생각하는 거 말야?


하필이면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사실은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닌데도 어떤 힘든 상황이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한 번쯤은 꼭 뱉어보는 그 말들....


사실 그 날도 그랬다. 도망치듯 학교를 빠져나와서 달려가 약속 소에 나갔지만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왜 늦었는지 핑계라도 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 장소에 그녀는 없었다.


그날 강의에 내기로 한 리포트에는  몇몇 친구넘들과 잘 하는 친구의 리포트를 카피해서 글의 분량을 늘이기 위해 양념을 더했다. 하지만 교수가 과연 그 사실을 몰랐을까? 근데 하필이면 본보기로 나와 잘 모르는 또 다른 누군가가 불려나간 것이다.


'하필이면 왜 나야?


"빵점  처리되는 것보다는 낫잖아? 오늘 너희 둘은 내 일 좀 도와 준다."


약속 시간도 잊었다. 도와줘야 할 일은 사실 별거 없는 노가다성의 작업이지만 금방 끝날 일이다. 하지만 짜증과 함께 나는 슬금슬금 해나갔다. 그녀가 기다린다는 사실도 모르고 나의 분노에만 사로 잡혀서 말이다.


삐삐를 치기 위해 공중전화로 가본다.

내 앞으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줄...


하필이면 왜 내 앞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야


거 참 이상하네.

하필 왜 이럴 때에.....


하필 왜 나에게...


하필 왜 나야...


하필  왜....


하필이면.... 라임이 쩌네!


여기 유투브의 음반 커버가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 표지랑 다르다....모지?


우리는 '하필 왜'라며 상황 탓을 한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하필 왜' 라는 상황이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그 '하필 왜'가 벌어지기 전에 그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텐데...


하필 왜 그게 안돼서 말이지....


...


1983년 3월 14일 네덜란드의 한 스튜디오에서 피아니스트 Kirk Lightsey의 트리오 음반 녹음이 있었다.  때마침 Chet Baker와의 스케줄이 맞아서 이 음반에서 'Ray's Idea'와 지금 올려놓은 'Everything Happens To Me'에 트럼펫과 보컬로 참여하게 된다.


이 곡 정말 진솔하다. 1분 5초쯤 Chet Baker가 헛기침하는 부분까지 녹음되어 있다.


난 이 곡을 참 좋아한다. 뭔가 허무한 듯한 그의 보컬도 좋고 멜로디 자체도 너무나 좋다.


차분해지고 싶은 늦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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