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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Dec 15. 2015

자유로운 영혼의 그 이름

Carlos Kleiber

나는 클래식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다. 거의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게 정확하다. 다만 어릴 적 아버지가 음악을 유난히 좋아했던 나를 위해 소니에서 나왔던 클래식 마스터 시리즈를 사다 주신 것이 계기가 되어 가끔 몇 장  끄집어내어 듣곤 했지만 락음악에 미쳐있던 나에게는 영 맞지 않았다.


이 시리즈가 소니에서 특별히 골든 시디로 제작된 것으로 100장이나 되었고 해설집만 해도 어마어마했던 기억이 나는데 뭐 읽어도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고...


그나마 바흐 같은 작품들은 멋지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 클래식을 좋아했던 묘한 친구 녀석은 구스타프 말러를 엄청 좋아했다. 그래서 그 친구 때문에 익히 잘 알려진 5번 교향곡 같은 곡은 그래도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오히려 재즈를 들으면서 Uri Caine의 연주를 통해서 더 좋아했다.


아무튼 내가 클래식에 아는 작품들은 정말 손에 꼽을 만하지만 그 음반들은 나에게 클래식은 '멋진 음악'이라는 인식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복학 이후에 들었던 어느 교양과목에서 유난히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던 교수님이 생각난다. 그분은 항상 강의 시작 전에 음악을 틀었는데 그 음악이 Carlos Kleiber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표지의 바로 이 음반!

1982년 뮌헨 국립 가극장에서 열린 실황 녹음으로 평론가들과 클래식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을 얻고 있는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음반.


유일하게 내가 내 돈 주고 클래식 작품을 사게 만든 유일한 장본인은 Carlos Kleiber다.

DVD실황까지 샀다.


"카라얀은 쓰레기야. 마치 사은품처럼 주는 음반처럼 버려지는 지휘를 하는 사람이 카라얀이야. 나는 카라얀이 정말 싫어. 그는 클래식을 너무나 상업적으로만 이용했지."


강의의 20분은 카라얀은 엄청 까내리고 카를로스 클라이버에 대한 삶과 음악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원래의 강의를 하셨던 그 교수님이 지금도 생각난다.


카라얀이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보고 그랬다지?


"그는 냉장고가 비면 지휘해"


그만큼 그는 살아생전 남긴 작품이 많지 않다고 한다.


사실 나는 카라얀과 클라이버를 비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분명 둘 다 명 지휘자인건 확실하다.

다만 내가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유로운 영혼


그의 실황 연주를 보면 그의 표정은 다른 지휘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언가가 틀에 메여 있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자유로운 영혼. 스피드를 즐겼던 영혼이 떠오른다.


클래식은 잘 몰라도 그의 영혼은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Beethoven Sinfonia n 4 Kleiber 1° mov Adagio-Allegro vivace

나는 역동적인 그의 명 지휘를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단 한컷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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