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어도
외로운 두 사람이 있다.
이상하게도 이들의 모습은 연인처럼 가까운 듯하면서도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이다.
왜 그런지 궁금해도 그냥 참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의 그런 모습이 나를 신경 쓰게 만든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고요하다.
그리곤 독백하듯이 말한다.
왜 그러고 있는 거야?
도대체 이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연인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여자가 먼저 입을 연다.
"우리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나는 너의 그런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그게 나를 더 슬프고 아프게 만들어.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으니까..."
바보같이 남자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이유는 대충 알 수 있다. 반문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을 여자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고요한 1년, 아니 10년 같은 1분이 지나고 있었다.
그 모습은 거울에 비친 우리 사이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그 1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이 밀려온다.
그녀가 느꼈을 감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점점 연기처럼 사라져 간다.
나는 외로운 바보였던 것이다.
Bill Evans와 Tony Bennett은 75년 작품인 <The Tony Bennett/Bill Evans Album>과 77년 작품인 <Together Again> 이렇게 두 작품을 통해서 인연을 맺었다.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단순한 구성의 피아노-보컬의 듀오지만 더 없이 아름다운 연주와 아름답고 시적인 가사가 콜라보를 이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중에 나는 'Two Lonely People'을 상당히 좋아한다. 이 곡은 스페인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Marco Mezquida와 여성 보컬리스트 Celeste Alías 의 듀오 작품에 수록된 곡이다.
오늘 같은 밤에 너무나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노래처럼 외롭고 싶지 않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