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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Jul 20. 2016

Historia De Un Amor

사랑은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지워지지 않는다.


떠나간 자리에 다른 누군가가 온다 해도 마찬가지이다.


이전의 흔적은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냥 먼지에 덮이듯 보이지 않을 뿐.


그냥 먼지에 덮여 영원히 볼 수 없다면 좋으련만 추억의 책장을 넘기다 그 먼지를 닦아내고 만다.


마치 넋두리를 하듯 읊조리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잊혀진 줄 알았어. 
하지만 그게 아니더군. 
넌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어.
다만 내가 보지 못했을 뿐이야.

근데 의문이 들어.
나에게 한 번도 말을 걸지 않더군.
네가 한 번이라도 말을 걸었더라면 나는 너를 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 남자의 말은 거짓이다.

그 남자가 그리는 그녀는 그에게 속삭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당신 곁에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은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건가요?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사랑의 흔적'들을 남기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과거에 씌여진 흔적들을 애써 지우지 않고서.


Laura Fygi - Historia De Un Amor (2000년 음반 The Latin Touch)


나는 원래 보컬을 즐겨 듣진 않는다. 재즈 3대 디바라고 일컫는 Sarah Vaughan이든 Ella Fitzgerald, Billie Holiday든 당시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블론디 보컬이라든가.


굳이 찾아서 듣진 않는다.

그냥 박스셑같은 작품들을 통해서 한 번에 듣는 경향이 좀 있다.


언젠가 MMJazz에서 Laura Fygi의 음반을 리뷰할 기회가 있었다. 

2장으로 구성되었던 <Songs From Movies And Musicals> 었는데 그냥 Laura Fygi의 몇몇 곡들만 알고 있다가 이 작품을 통해서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진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씩 구입한 기억이 있다.


Leonardo Amuedo의 매력적인 기타 연주와 슬픈 느낌을 주는 Bolero의 향취가 우아한 그녀의 보컬과 너무나 절묘하고 치명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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