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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Apr 11. 2016

You Must Believe In Spring

하지만 이미 봄은 내 곁을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예전에는 분명 4계절이 뚜렷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봄과 가을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미처 우리에게 알려주기 이전에 밀려나듯이 사라진다.


이상하게 지금의 봄으로 기억되는 것은 '벚꽃엔딩'이다. 

아마도 '버스커버스커' 때문이겠지 싶다.

어릴 적 나에게는 봄이면 개나리가 먼저 생각났다. 초등학교를 지나가는 그 학교 담장을 타고 노랗게 피어 있는 개나리를 보면서 봄을 느꼈는데 지금은 그 벚꽃도 마치 언제 지고 피었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세상이다.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다.

벚꽃도 예전에는 며칠 정도 화려함을 선보이고 지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벚꽃이 피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벌써 지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바삐 지려고 하는 건지 궁금하다.

벚꽃 조차도 무언가에 쫓기듯 우리 곁을 허겁지겁 스쳐 지나간다.

여유도 사치가 되어 가고 있는 건지 세상은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Don Friedman Trio - You Must Believe In Spring (2003년 음반 Waltz For Debby)


피아니스트 Don Friedman은 Bill Evans의 많은 것을 닮아있다. 그래서 자주 비교되는 피아니스트이다. 아련하게 느껴지는 그의 릴리시즘은 나른한 오후를 생각나게 한다.


'You Must Believe In Spring'


그러고 싶지만 그렇기에 봄은 너무 짧다.

하지만 오늘 같은 오후에 커피 한잔 어때?

그 사치가 되어가는 여유 한번 부려보기에 너무 좋은 날씨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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