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같은 에피소드 #8: Enrico Pieranunzi
60년대 락큰롤의 인기는 재즈 뮤지션들에게 뮤지션으로서의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점점 뮤지션들에 의한 음악으로 바뀌어 가는 재즈의 인기가 미국 본토에서 시들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락을 재즈로 받아들이며 큰 성공을 이끈 Miles Davis 같은 뮤지션들이 있었는가 하면 미국 본토의 재즈 뮤지션을 환영했던 유럽으로 많은 뮤지션들이 건너가게 된다.
그러면서 Duke Jordan, Kenny Drew, Dexter Gordon, Chet Baker, Phil Woods는 유럽에서 유럽 내의 뮤지션들과 많은 협연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중 Phil Woods, Chet Baker와 함께 협연을 하기도 했던 Enrico Pieranunzi는 탄탄한 클래식을 바탕으로 이들과 너무나 멋진 연주를 선보이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때는 84년도.
Kenny Drew는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클럽 'Music Inn'에서 Marc Johnson, Joey Baron와 함께 협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당시 Kenny Drew의 아내가 아픈 바람에 그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서 Marc Johnson와 Joey Baron은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 소식을 알게 된 Enrico Pieranunzi는 이 둘과의 협연을 꼭 하고 싶어 했고 함께 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우연한 기회는 20년이 넘게 레귤러 트리오로 많은 활동과 음반을 함께 해오게 된다.
지금은 서로의 일정과 각 각의 활동으로 인해 현재는 정식 레귤러 트리오로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이 시기의 작품들은 분명 Keith Jarrett Trio에 견줄 만큼 너무나 멋진 음악적인 향취를 휘날렸다.
만일 Kenny Drew가 이들과 협연을 했다면 이 트리오가 존재했을까?
어찌 되었던 그렇게 맺어진 인연이 오랜 기간을 믿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2001년, 2002년에 발매된 <Play Morricone>와 <Play Morricone 2>는 Ennio Morricone의 멋진 작품들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들을 연주한 작품으로 현재는 CamJazz에서 몇 가지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더블 시디로 발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음악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을 맺고 있는 당신에게도 이런 멋진 일이 벌어지길 진실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