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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Dec 02. 2015

Mi Alma

나의 마음은...

'응답하라 1994'를 보면 새해에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회가 있었다.


그 해 1998년이 시작하면서 나에게는 그와는 반대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스키장 가자~~~ 스키 타야지. 겨울방학인데!!!! 군대 가기 전에 스키 한번 타야 하지 않겠냐?"

"싫다. 아무것도  안 할래."


친구가 전화를 했다. 겨울 방학 동안 하고 싶었던 수많은 계획들은 다 접어야 했다.

결국 그녀와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혼자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더 춥게 만들고 있다.


문득 고등학교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 떠올랐다.


겨울바다...


그래....

겨울바다를 가고 싶다...


그 겨울바다.....


어릴 적 '푸른 하늘'의 '겨울바다'라는 곡을 참 좋아해서 겨울바다는 어떤 느낌일까 항상 궁금해 했었다.


알 수 없는 꿈틀거림에 난 옷가지를 챙겼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번 돈을 지갑에 꾸깃하게 넣고  다음날 새벽에 첫 차에 내 몸을 실었다. 강릉을 지나는 어느 길에 눈도 내린다. 낭만적이라 생각했던 눈이 그날 따라 너무 싫었다. 눈이 내리지 않았으면 벌써 바다에 도착했을 텐데..


어느덧 내 마음은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향하고 있었다.

Mi Alma...

나의 영혼은...

나의 마음은... 


그 해 겨울바다에 놓고 왔다..


João Paulo - Mi Alma (2007년 음반 Memórias De Quem)


João Paulo가 연주하는 이곡은 참 뭔가 쓸쓸하다.

처연한 아름다움...



1997년 그 겨울은 그렇게 처연하게 지나갔다. 

그리고 쓸쓸하게 1998년이 나에게 오고 있다.

그날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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