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리를 걷는 상상
20대 초중반 의외로 나는 몇 번의 해외여행을 갔었다.
한 번은 고등학교 친구였던 K는 내가 군대 제대하고 알바를 하던 시기에 끈덕지게 인도여행을 가자고 해서 한 달을 갔다 온 경험이 있다.
류시화 시인의 책을 읽고 그렇게 가보고 싶었다나 뭐라나?
오랫동안 일본어를 공부했던 K는 일본 취업 전에 인도를 한번 더 갔다 왔다고 했다.
대다나다!!!
게다가 K는 군대를 가지 않았던 신의 아들이기에 남들보다 취업이 빨랐고 1년 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일본으로 불렀다. 대충 3주 정도 있었던 기억이다.
또 한 번은 호주에서 용접공으로 일했던 고등학교 친구가 자기 휴가 때 나를 불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놀기도 했었다.
대기업 취업을 뿌리치고 휴학 이후 일용직으로 번 돈으로 3개월 유럽배낭여행을 갔다 온 것도 있다.
유럽배낭여행 이후에 복학 전에 초등학교 친구 삼촌이 하시는 일 때문에 친구랑 알바형식으로 러시아에 한 달 정도 머문 적이 있지만 사실 이건 여행이라고 하기도 좀 거시기하다.
하지만 그 외에 나라를 가본 적이 없다. 그 가깝다는 중국이나 태국, 홍콩도 가 본 적이 없다.
신혼여행 때 갔던 하와이가 있었지만 미국 갔다 왔다고 할 만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 이렇게 보면 꽤 많은 나라를 돌아당기긴 했네??
하지만 정말 내 인생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뉴욕!!!!
그렇다. 그 뉴욕을 한번 가보고 싶은 것이다.
과거 Nas와 JAY-Z가 그 뉴욕의 왕을 두고 디스했던 그 도시.
Nas의 <Illmatic>에 수록된 바로 그 'N.Y. State Of Mind'의 그 뉴욕!
JAY-Z의 <The Blueprint 3>에 수록된 바로 그 'Empire State Of Mind'의 그 뉴욕!
뉴욕 JKF공항에 내리면 Frank Sinatra의 'New York, New York'이 흘러나온다는데 나도 그 노래를 한번 들어보는 게 소원이다.
특히, 뉴욕 하면 또 재즈와 때 놓고 얘기할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Birdland가 있는 52번가라든가 Village Vangard 같은 수많은 재즈 클럽들이 존재한다.
Thelonious Monk의 '52nd Street Theme'가 바로 그 뉴욕을 52번가를 주제로 한 곡이기도 하다.
Kenny Burrell의 'Autumn In New York'를 듣다 보면 고즈넉한 가을 냄새가 풍기는 거리를 걸어보고 싶게 만든다.
뉴욕의 가을은 어떤 느낌일까? 죽기 전에 한번 가볼 수 있을까?
어느 가을, 뉴욕의 거리를 걸으며 이 노래를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 상상만으로는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니 이를 어쩌랴!
원래 이 음반은 당시 LP시절 블루노트를 통해서 <Vol. 1>과 <Vol. 2>로 나눠서 발표되었던 음반이다.
시디로도 나눠서 발매되었다가 내가 구입하던 시기에는 합본반으로 나온 음반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음반을 필히 소장했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표지가 그 유명한 팝아트의 대가 Andy Warhol이 작업한 표지이기 때문이다.
대중적으로는 The Velvet Underground의 그 바나나 커버라든가 John Lenon의 초상화 커버등이 가장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몇몇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 커버도 작업하기도 했다.
Artie Shaw, Count Basie, 그리고 바로 저 커버이다.
나에게는 재즈 기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이 음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