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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Nov 23. 2023

오랜 시간을 함께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까?

Keith Jarrett이 유러피안 콰르텟과 솔로 활동 이후에 대해서 ECM의 수장 Manfred Eicher이 83년도에 베이시스트 Gary Peacock과 드러머 Jack DeJohnette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를 제안했었다.


이 제안의 시초는 Gary Peacock의 77년도 음반인 <Tales Of Another>을 보고 제안한 듯싶은데 Keith Jarrett처럼 고집 센 뮤지션도 그때의 기억이 좋았는지 수락을 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Gary Peacock의 죽음, Keith Jarrett의 병으로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는 그 순간까지 이 트리오는 변함없이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아마도 어떤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40년간 함께 해 왔을 것이다.


멤버 교체 없이 말이다.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생각해 보자. 40년이면 거의 삶을 함께 해왔다고 해도 무방 할 텐데 그 속에서 음악적 견해차이나 갈등 없이 팀을 유지했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물론 음악적 견해나 갈등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또 아예 없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Manfred Eicher 이 사람이 천재라는 생각이 드는 게 이들 3명의 계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각자의 활동에 서포트를 해주고 다른 뮤지션들의 음반 참여는 물론 다른 레이블에서의 음반 발매에 관대했던 것을 보면 각자의 음악적 욕심을 표출하도록 '너희들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한 듯싶다.


리더로도 손색없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3명의 뮤지션들이 그것도 ECM이라는 한 레이블에서 이렇게 활동을 유지했다? 


물론 실질적으로 이런저런 사유와 실제 활동이 멈춘 시기를 Gary Peacock이 사망한 2020년으로 놓고 보면 40년이 안된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이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에게 기립박수를 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Keith Jarrett Trio에 준하는 오랜 기간 호흡을 해온 팀들이 또 있다.


바로 Marcin Wasilewski Trio와 지금 소개하는 Jean-Philippe Viret Trio이다.


Marcin Wasilewski Trio의 전신인 Simple Acoustic Trio때부터 베이시스트 Sławomir Kurkiewicz, 드러머 Michał Miśkiewicz와 첫 음반 <Komeda>를 발표한 시기가 95년이고 이후 ECM에서 멤버 변동 없이 지금도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다.


무려 28년 그러니깐 30년에 가까운 시간이다!!!!


그리고 베이시스트 Jean-Philippe Viret은 국내에도 소개가 되었던 6명의 베이시스트가 모여 협연을 펼치는 L'Orchestre De Contrebasses의 멤버로 81년부터 활동하다가 2001년 피아니스트 Édouard Ferlet와 드러머 Antoine Banville와 트리오 결성 이후 <Considerations>을 발표하고 최근 발표한 <In Vivo>까지 역시 멤버 변동 없이 여전히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들의 만남은 그 이전이지만 첫 음반 발표를 한 시점인 2001년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22년의 시간이다.


Enrico Pieranunzi의 경우에도 베이시스트 Marc Johnson와 드러머 Joey Baron의 첫 음반 발표 연도를 기준으로 마지막 음반 활동까지의 연도로 따진다면 이 팀도 무려 22년이지만 그 이후에는 소식이 없다.


즉 지금은 각자의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 항목에서는 자연히 빠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의 초기 멤버에서 변동 없이 지금까지 활동하는 팀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 두 팀은 다른 뮤지션들과 다르게 어마어마한 호흡과 앙상블을 공연과 음반에서 보여주고 있는 팀이라는 의미가 된다.



Jean-Philippe Viret Trio - Dérives (2002년 음반 Étant  Donnés)

일단 Philippe Ghielmetti 이 아저씨는 참...


Sketch 레이블 설립 후 어려워서 없어지자마자 Minium 레이블 만들었다가 또 없어지고....


지금은 Vision Fugitive 레이블을 만들어서 여전히 재즈씬에서 활동한다.


워낙에 재즈를 좋아하다 보니 프랑스 레이블인 La Buissonne, Crystal Records 등 수많은 재즈 음반에 디자인으로 여전히 현역으로 놀고 있는 걸 보면 덕후질 제대로 하고 있는 아저씨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중에 2000년 초반 나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음반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Jean-Philippe Viret Trio의 <Étant  Donnés>을 꼽을 것이다.


게다가 이 분은 배우처럼 엄청 잘생겼다.


아니! 베이스도 잘 치고 작곡도 뛰어나고 얼굴도 배우 뺨치게 멋지고 이거 다 가졌구먼!!!


너무한 거 아냐?????


어쨌든 앞으로 Marcin Wasilewski Trio와 Jean-Philippe Viret Trio의 이런 끈끈한 우정을 통한 멋진 앙상블을 계속해서 보여주기를 응원하는 바이다.


근데 두 팀 중에 누가 Keith Jarrett Trio의 기록을 먼저 깰지 이게 갑자기 궁금해지네???


과연 깰 수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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