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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들

추억이라는 이름

by 나의기쁨

추억이라는 이름이 뭔가 향수를 일으키는 단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때론 그 추억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일요일 오후 오래간만에 국민학교 동네 친구들이랑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었다.


자주 만나는 주식 얘기하는 친구 J와 전국을 돌며 화물 운송업을 하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 K와 함께 수다를 떨고 있는데 우연찮게 동네 커피숍이다 보니 또 다른 친구 국민학교 동창 P를 만났다.


그 잠깐의 시간에 수다를 하면서 남자들만의 단골손님, 누가 더 싸움을 잘했나 이런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J와 P는 운동도 잘했고 싸움도 잘했다.


J는 싸움은 잘했지만 성격 좋고 싸움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누군가한테 시비를 거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싸움을 걸면 누구보다 정말 싸움을 잘했던... 무셔


근데 P는 뭐랄까...


친구 험담하는 거 같아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어쨌든 그 이야기가 주제가 되면서 과거 소환을 하는데 J의 경우에는 싸움을 했던 사실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일모레면 반백년 산 나이가 되는데 국민학교 누가 더 싸움을 잘했냐가 뭐가 중요할까?


하지만 J의 한마디로 끝났다.


P 니가 짱이야!


나도 그렇고 남자들은 나이 먹고 죽을 때까지 철들지 않을 거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Søren Kjærgaard Trio - Yesterdays (2005년 음반 Akustika)


덴마크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나랑 동갑이네?? 부럽...


어쨌든 2005년도부터 2개의 세션을 운영했는데 하나는 베이시스트 Ben Street와 전설의 드러머 Andrew Cyrille와 이룬 트리오이고 같은 동향의 실력파 뮤지션들인 베이시스트 Jonas Westergaard와 드러머 Frands Rifbjerg와 이룬 트리오를 운영했다.


그중에 이 음반은 동향 출신의 뮤지션들과 이룬 트리오 세션을 담은 음반이다.


Jerome Kern의 Yesterdays를 이렇게 연주한 버전이 흔치 않은 데다가 어제라는 단어에 복수형이 나에게는 지난 나날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어제 있었던 수다에 대한 나의 감정을 대변하는 곡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추억 소환은 좋은데...

쓸데없는 거에 힘쓰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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