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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Dec 18. 2015

First Song

나에게 조금 더 의지해요

1991년 Stan Getz와 Kenny Barron은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위치한 유명한 클럽 'Café Montmartre'에서 Stan Getz가 죽기 3개월 전에 튜어를 병행했다.


이 작품은 초창기에는 한 장의 작품으로 나왔다가 <People Time>으로 2장의 CD에 담겨 나왔다.

그리고 2010년에는 <People Time: The Complete Recordings>라는 타이틀로 총 7장의 CD에 그곳에서의 당시의 모든 셋 리스트를 담아 발표했다.


암투병으로 힘이 들었던 Stan Getz의 연주는 이 음반을 듣다 보면 고스란히 느껴진다.

블로잉에 힘이 약하게 들어가 완벽한 자신만의 연주를 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음반 곳곳에서 나지막하게 들려온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음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까닭은 의지할 수 있었던 Kenny Barron이 있었기 때문이다.


Stan Getz의 연주가 흐르고 Kenny Barron이 피아노 솔로를 연주한다.

Kenny Barron의 연주가 끝나고 Stan Getz가 연주해야 하는 상황에 그는 너무 힘들어 피아노에 의지한 채 힘을 내서 연주하려고 한다.


Kenny Barron은 마치 Stan Getz에게 이렇게 말하듯 피아노 연주를 계속 이어나간다.


'조금만 더 나한테 의지해요. 힘을 낼 수 있도록 내가 도와 줄게요. 조금만 내게 더 의지해요. 당신이 힘을 낼 수 있을 때까지 나한테 의지해도 괜찮아요.'


그렇게 Kenny Barron은 Stan Getz가 쉴 수 있도록  몇 분의 아름다운 피아노 솔로를 더 이어나간다.


그리고 Stan Getz는 그 시간 숨을 고르며 다시 마지막 혼신을 다 하듯 아름다운 연주를 펼치기 시작한다.


Stan Getz - Kenny Barron - First Song (For Ruth) (1992년 음반 People Time)


이 곡은 Charlie Haden이 자신의 아내에게 바치는 곡이다. 원래 이 곡을 처음 연주할 때 그리 길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거의 10분에 가까운 연주가 펼쳐진 것이다.

역사에 남을 명 연주가 91년 'Café Montmartre'에서 그렇게 펼쳐지고 있었다.


당신에게는 그렇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가?
또는 당신이 의지하고 싶을 때 어깨를 빌려줄 사람이 있는가?


이 작품은 마치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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