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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이었을까? 아직 버리지 않은 테이프

이유가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by 나의기쁨

현재 쓰는 안방을 초등학교 올라간 딸에게 내어주기 위해 중간방을 지금도 천천히 치우고 있다.


그러다가 오래전 박스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신기하게도 버리지 않은 테이프가 몇 개 들어 있었다.


바로 Jack Lee의 테이프였는데 1집부터 7집까지 전부 있었던 것이다.


군대에서 내가 듣기 위해 샀던 바로 그 테이프였다.


그전까지 내무반에는 시디플레이어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듣기 위해 샀던 테이프로 군복무를 마칠 때 시디플레이어를 사서 기증했던 기억과 추억이 담긴 테이프였던 것이다.


기억나는 것은 하도 많이 들어서 테이프가 늘어졌는지 소리가 이상하게 들렸던 기억이 난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좀 괜찮아진다는 카더라 통신을 믿고 그렇게 해서 몇 번을 듣다 결국 시디로 산 기억이 떠올랐다.


왜 버리지 않았을까?


그것은 어쩌면 그 시절을 기억하고 싶었던 미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군시절이 그리 좋았던 건 아닌데도 말이다.


Jack Lee의 제주도를 들으면 군입대 전에 친구랑 처음 갔던 제주도가 떠오른다.




Jack Lee - Jejudo (1991년 음반 Winds & Clouds: 風雲)


힘들었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간에 대한 표현할 수 없는 추억.


그건 아마도 미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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