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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Jan 12. 2016

그 어느 날의 제주도

오래 전의  그곳

나는 원래 군대를 4월쯤에 갈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 해 IMF는 수많은 젊은 사람들을 군대로 보내는 기인한 형상이 벌어졌다.

그래서 4월에 가야 할 군대를 사람들의 대기로 나는 8월에 가야만 했다.


계획으로는 그때까지 대학교를 다니면 출석 일수로 다음 복학 때까지 연기돼서 한 학기 등록금이 굳는다. 그래서 2학년 1학기 조금 즐기다가 가려고 했는데 밀리다 보니 그러면 한 학기를 다니고 제대하자마자 바로 2학기 복학을 생각했지만 그렇게 나는 8월에 군대를 가게 되면서 결국 10월에 제대해서 거의 일 년을 놀았다.


대학교 다니면서 학고도 이때 처음 받았다. 공부가 돼야 말이지...

군대 간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밥맛이 떨어졌다.

시험공부는 개뿔. 놀기도 바쁜 하루하루였지만 그렇다고 참 웃기게도 신나게 놀지도 못했다.


솔직히 2학년 1학기를 어떻게 다녔는지 그것도 신기했다. 동아리 '유스호스텔'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계획했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6월 말, 나는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목포로 향했다. 어찌어찌  며칠 자전거를 타고 중간에 노숙도 하고 친구랑도 싸우고 해서 목포에 도착했다. 원래 목적은  그곳에서 통영, 여수로 가는 거였지만 갑자기 친구가 제주도를 가잔다.


여유 돈이 있어서 우리는 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다.

뱃멀미가 심했던 나는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뱃멀미는 하지도 않았다.


처음 밟아보는 제주도.


바닷바람이 나를 반겨준다. 우리는 미친 듯이 제주도 해안 도로를 달리고 달렸다.

1998년 6월의 어느 마지막 날에 그렇게 나는 내게 주어진 자유를 처음으로 제대로 만끽하고 있었다.


Chico Freeman & Brainstorm - 제주도 (1993년 앨범 Threshold)


일전에 소개했던 Chico Freeman이 90년대 결성했던 퓨전 밴드 Brainstorm과 함께 한 작품이다.

이 밴드에는 Bob James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한국 재즈 기타리스트 Jack Lee가 멤버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Jack Lee의 솔로 음반에 Chico Freeman이 참여하기도 했다.


나는 이 곡을 들으면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청명한 하늘 아래서 달리고 달리며 미친 듯이 소리쳤던 그 날의 기억의 파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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