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고 싶었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이 되고 싶었다.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그저 바람이 돼서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었던 게 아니고?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궁금해서 바람이 되고 싶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그저 바람이 돼서 나를 숨기고 싶었던 게 아니였을까.
2004년 3개월의 유럽 배낭여행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고 있다.
Vento D'Europa...
유럽의 바람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곳의 바람과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의 바람은 분명 같은데 왜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어쩌면 나의 마음을 잠시 그곳에 두고 와서라고 변명한다.
이내 나는 바람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이 곳에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