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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Jan 16. 2016

Que Reste-t-il De Nos Amours?

그리움이 있다

남겨진 사랑에는 나는 미련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미련 대신 그리움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미련이 남았다는 그 말은 왠지 너무 외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홀로 남겨진 나 자신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외로움이 너무 싫다.

매일 하루하루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오고 가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너무 싫다.


그 외로움을 미련이 아닌 그리움으로 덮고 싶었던 것일까?


Archie Shepp Quartet - Que Reste-t-il De Nos Amours? (1999년 음반 True Blue)


테너 색서폰 주자 Archie Shepp을 처음 알게 된 작품이 1999년 Venus레이블에서 발매되었던 <True Blue>다. 피아니스트 John Hicks를 너무 좋아해서 그의 작품들을 찾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 이 거장에 대해서 찾게 되면서 대단한 뮤지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 때문에 초기의 작품들도 이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John Coltrane을 너무 좋아했던 Archie Shepp. 60년대 중반 John Coltrane과 함께 라이브를 했을 때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고백한다. 초기의 작품들은 그래서 프리/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의 연주를 선보인다. 정치적인 부분에도 상당히 거칠었던 뮤지션이다. 그런 기질들을 음악에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과감함도 느껴진다.


8,90년대 넘어오면서 그는 스탠다드한 스타일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재즈 골수팬이 아니더라도 다른 색서폰 주자들과 비교하면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워낙에 개성적인 블로잉을 선사하는데 그것이 발라드와 만나면서 아주 매력적인 정서를 음악에 아로새긴다.


Que Reste-t-il De Nos Amours?

남겨진 사랑에 Archie Shepp은 쓸쓸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유일하게 이 작품에서 노래를 직접 부르는 곡이다.


아주 잘 부르는 것 같지 않은데 애절함이 드러난다. John Coltrane에 대한 애절함일까?

그의 연주는 쓸쓸함을 더욱 짙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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