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생각이 난 재즈 뮤지션
재즈에 진심인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잘 모르겠다.
이쪽 문화는 독립적인 마니아 문화들이 즐비하고 뭔가 폐쇄적인 듯하면서도 저변에 다양한 스타일의 문화들이 개방되어 묘하게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시국에 일본 재즈 피아니스트라니...
하지만 그런 국가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이들의 탄탄한 음악적 저변이 굉장히 넓은 편이고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들도 많다.
예를 들면 이전에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Blue Giant>로 음악 감독을 맡으면서 더 잘 알려진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히로미라든가 프리재즈씬에서는 오토모 요시히데 같은 수많은 뮤지션들이 알려져 있고 마코토 오조네 같은 뮤지션들도 있다.
지금 당장 떠오르진 않지만 그 외에도 내로라하는 유럽/미국 재즈 뮤지션들과 많은 협연을 하는 뮤지션들도 많다.
하지만 오늘 출근하면서 문득 떠오른 두 명의 일본 재즈 피아니스트가 떠올랐으니 바로 Ryo Fukui, 후쿠이 료와 Yōsuke Yamashita, 야마시타 요스케이다.
2000년 초 일본에 취업을 한 친구 때문에 동창들과 한 달 정도 머물렀던 일본에서 삿포로를 간 적이 있는데 이곳에 꽤 유명한 Slowboat라는 재즈 클럽이 있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간다고 친구 설득해서 방문하고 라이브도 보고 했다.
여기 주인장이 재즈 피아니스트 Ryo Fukui였는데 당시만 해도 나는 처음 들어보는 뮤지션이었다.
그때 그의 음반을 몇 장 구입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Ryo Fukui In New York>이다.
그러다가 잊고 있었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작품들이 바이닐/CD로 리마스터링 돼서 재발매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Ryo Fukui In New York> 이 음반도 바이닐로 재발매되었다고 하니 인기가 꽤나 있나 보다.
이 분은 2016년 67세 나이로 고인이 되셨다.
지금 들어도 굉장히 멋지다는 느낌을 들었는데 독학을 했다고 하니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던 분이다.
살아생전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겼었다고 하는데 아쉬움을 갖게 되는 뮤지션이다.
Bud Powell의 이 곡을 참 맛깔나게 연주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번 골라봤다.
야마시타 요스케는 재즈 마니아, 특히 프리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를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어쩌지???
초기 작품들을 꽤나 좋아하는데 해외 뮤지션들과 교류도 많았고 뉴욕에서도 오랜 기간 활동을 펼쳐 온 피아니스트이다.
초기 작품들은 속된 말로 상당히 빡센 스타일의 연주를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그가 아주 프리재즈에만 경도된 연주를 보여주진 않았다.
전통 재즈에 대한 깊은 조예를 보여주는 뮤지션으로 후반 그의 활동을 보면 피아노 솔로에 집중하는 듯한데 그중에 <Quiet Memories>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초창기 작품으로 20분이 넘는 프리재즈 연주를 보여준 Mina's 2nd Theme 같은 자신의 오리지널과 스탠더드를 참 소박(?)하고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그중에 그가 존경했던 Sam Rivers의 Beatrice를 모티브로 한 Thought Of Beatrice을 한번 소개해 보고 싶었다.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후쿠이 료의 데뷔작인 <Scenery>는 76년에 발표되었고 야마시타 요스케가 60년대 말에 프리재즈씬에 등장하면서 활동해 왔는데 문득 이 두 명이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
하지만 뭐... 이유가 중요한가!
좋으면 그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