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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Dec 24. 2015

No Woman No Cry

울지 말아요 그대여

한밤 중에 울려대는 삐삐에 나는 잠을 깼다.

시간을 보니 새벽 4시.


그날 저녁까지 술을 마시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무슨 일인가 메세지를 확인한다.


수화기 너머로 한동안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그리고 동생이 자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충 머리를 하고 첫 차도 뜨지 않은 시간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아산 병원으로 달려갔다.


사람이 없는 그 시간에 병원 로비에서 울고 있는 그녀를 봤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어제 동생이 친구들이랑 놀다가 와서 집에서 자는 것까지 봤는데 아침에 인기척이 없는 거야. 항상 일찍 일어나던 녀석인데. 그래서 방엔 들어갔더니..."


말을 끝내 잊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갓 대학교 새내기였던 녀석이었다. 악기를 다룰 줄 알았던 나를 잘 따랐다. 자신도 베이스 치고 싶다고.

그래서 가끔 합정역에서 강변역까지 와서 내 동네 친구들이랑 농구도 하고 우리 집에 재우기도 하고 술도 한잔 했던 녀석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이 농구했던 건강한 녀석이었는데 그렇게 저 하늘 위로 먼저 갔다.


1남 1녀였던 그녀가 정말 아꼈던 동생인데 화장하는 그날까지 울어서 그 이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눈이 퉁퉁 부었다.


그대여.
울지 말아요.
가슴이 너무 아파도 울지 말아요.
천국에서 그가 그대의 그런 모습을 보면 더 아파할지 몰라요.

하지만 울고 싶다면
나에게 기대어 우세요.

그 울음소리가 그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내가 감싸줄게요.

그러면 그가 덜 아파할지 모르니까요.

Lee Ritenour - No Woman No Cry (2001년 A Twist Of Marley)


2001년 Lee Ritenour가 Bob Marley에게 헌정하는 음반을 제작한다. 이 음반에는 재즈/팝 뮤지션들이 참여하면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다.



그 날은 정확히 기억이 난다. 아버지의 생신 다음날이었기 때문이다.

1998년 4월 8일


한 생명이 태어남을 축하받고 그 다음날 한 생명이 천국의 부름을 받고 천국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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